가끔 잘 운다는 하롱베이를 만나기 위해
겨울 하노이에 왔다
내 청춘의 벼랑 끝에서
M - 16가늠쇠를 숨죽이며 지켜보았던
하노이가 맨몸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잘 눕지도 못하고
지팡이로 지탱한 그녀가
오늘은 붉은 산호꽃으로 울었다
- 김종철 (金鍾鐵.52) '하노이연가' 중
우리 현대사에는 두 개의 전쟁이 있다.
하나는 국내전 6.25이고 하나는 국외전 월남전이다.
그 외상 (外傷) 은 아직도 전쟁중이지만 어지간히 지난 세월에 실려간 일이기도 하다.
배 타고 건너가 참전한 한 젊은이가 이제 중견시인의 회포로 하노이 엘레지를 부르고 있다.
시인은 거기서 자신의 어린 시절에 비껴갈 수 없었던 남루까지 떠올리는데도 감상을 마다하고 삶의 체중을 지켜낸다.
세월은 실체에 대한 안개이기도 한가.
고은 <시인>시인>
[알림] '시가 있는 아침' 의 필자인 시인 고은씨가 미 하버드대와 버클리대에 연구.초빙교수로 초청받아 27일 한국을 떠납니다.
고씨는 앞으로 1년간 미국 학계에 한국문학을 소개하는 강의를 하면서 현지에서 '시가 있는 아침' 을 계속 집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