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흐른다' 작가 이미륵 재조명 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독일 문단에서 독일어로 작품 활동을 한 최초의 한국인 이미륵 박사는 국내 보다는 독일에서 더 알려져있다.

오는 3월8일 이미륵 탄생 1백주년을 맞아 독일과 국내에서 그의 문학이 재조명되고 있다.

1899년 황해도 해주에서 출생한 그의 본명은 이의경 (李儀景) .경성의전 3학년 재학중 3.1운동에 가담했다 상하이 (上海) 를 거쳐 독일로 망명했다.

뷔르츠부르크와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으며 25년 뮌헨 대학으로 옮겨 28년 동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나 전공보다는 창작에 마음이 끌려 문학인생을 살았다.

최초로 활자화된 작품은 '하늘의 사자 (Nachts in einer koreanischen Gasse.39년)' .서울의 밤 거리를 걷던 시인이 감옥에 있는 아들의 석방을 위해 담 뒤에서 빌고 있는 한 어머니의 소리를 듣고 몰래 도와준다는 휴머니즘 소설이다.

46년에는 10여 년간 심혈을 기울여 쓴 대표적인 자전소설 '압록강은 흐른다 (Der Yalu fließt)' 가 피퍼 출판사에서 출간돼 독일 문단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사촌 소년시절부터 독일에 망명하기까지의 사연을 다룬 것으로, 당시 독일인에게 낯선 한국의 풍습과 가정, 교육, 그리고 일제의 침략상 등을 절제된 언어로 묘사했다.

책이 발간되자 독일 평론가들은 "올해 독일어로 발간된 서적 가운데 가장 훌륭한 책이 우연히도 어느 외국인에 의해 쓰여 졌다" 며 극찬했다.

이미륵은 그 밖에 '이야기 (Iyagi)' '무던이 (Mudhoni)' 등 향토색 짙은 작품을 통해 한국과 동양의 사상을 전파하다 50년 뮌헨 교외에서 세상을 떠났다.

해외문화홍보원은 3월 뮌헨에서 기념 강연회와 유품 전시회, 제 1회 이미륵상 수상식 등을 열 계획이며 20~25일에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도 전시회를 열 예정.

김국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