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10도이상 휘어야 병간주…나머지는 자세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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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초등학생 10명 중 1명 꼴로 허리가 휘었다는 서울시교육청의 발표에 학부모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자녀의 허리가 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내용이 대부분.

그러나 단순히 허리가 휜 것과 척추측만증은 엄연히 다르므로 허리가 휜 것에 대해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평가다.

허리가 휜 것은 대부분 자세불량에서 비롯된 것으로 정상의 범주에 속하지만 척추측만증은 척추방사선촬영시 척추가 10도 이상 휜 병적인 상태. 실제 이번 조사에서 허리가 휜 초등학생 3백여 명중 척추측만증으로 확인된 경우는 46명에 불과했다.

원인도 서로 다르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춘기 (李春基) 교수는 "척추측만증의 원인은 아직도 모른다" 며 "자녀의 체격에 비해 작은 책걸상의 크기, 무거운 가방, 입시 스트레스, 운동부족이 척추측만증의 원인이란 증거는 없다" 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뇌신경과 척추근육을 연결하는 신경과 호르몬 계통의 이상이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 따라서 뚜렷한 예방수단이 없는 척추측만증의 극복을 위해선 조기발견과 치료가 유일한 대안이다.

집에서 간단히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자녀의 상의를 모두 벗긴 뒤 등을 굽히게 하고 부모가 뒤에서 관찰하는 것. 어깻죽지나 갈비뼈의 좌우 비대칭 여부를 눈 여겨 봐야 한다.

좌우가 서로 심하게 다를 경우 병원을 찾아 척추방사선촬영을 통해 척추측만증 여부를 확인하도록 한다. 증세가 심하면 보조기 착용과 수술 등 치료를 받아야한다.

단순히 허리가 휜 자녀는 어떻게 해야할까.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원 김종희 (金鍾姬) 원장은 "턱을 괴고 앉거나 등받이에 비스듬히 걸쳐 앉는 등 나쁜 자세를 바로잡아줘야 한다" 고 강조했다.

자세교정이 소극적 방안이라면 척추근육강화운동은 적극적 방안이다. 金원장은 "수영이나 줄넘기, 바로 누운 상태에서 상체를 반복적으로 일으키는 등 척추근육강화운동을 통해 등이 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고 말했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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