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시민단체 시민들이 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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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자금난으로 간판을 내려야 했던 한 시민단체를 시 산하기관과 시민들이 힘을 모아 다시 살렸다.

지난 97년 4월 결성된 '억울한 사람들의 모임 (약칭 억사모)' 은 이름 그대로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하소연할 곳 없는 사람들의 고충을 대신 해결해 주는 모임이다.

자영업을 하는 4명의 회원은 당초 회장 김홍규 (金弘奎.47) 씨가 운영하던 대리점 한 켠에 사무실을 차렸었다.

그러나 사무실은 지난해 4월 金씨의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문을 닫게 됐다.

金씨는 이후 전화를 휴대폰에 연결해 하루 2~3건의 민원을 접수, 처리해 주고 있다.

민원은 다양하다.

부동산이 자신도 모르게 남의 손에 넘어가 있다거나 부부싸움 도중 남편에게 폭행당하고 자녀가 가출했다는 등이다.

金씨는 법적인 처리절차를 알려주거나 4명의 고문 변호사에게 무료법률상담도 청한다.

언론에 알려 해결책 마련을 도와주기도 한다.

하지만 사무실이 없어 상담을 전화로만 할 수 있다는 게 아쉬움이었다.

이같은 사정이 알려지면서 각계에서 '억사모 돕기운동' 에 나섰다.

박용래 (朴龍來.59) 의정부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공단안에 10여평의 사무실을 내주기로 했다.

입주는 오는 28일. 또한 이달 초부터 정영순 (鄭英順.43.여.사업.의정부3동) 씨 등 시민 50여명도 활동비 지원을 위한 후원회 결성에 나서고 있다.

"따뜻한 지원에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는 金씨는 "억울한 사연들을 귀담아 듣고 도와주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고 다짐했다.

0351 - 879 - 3344.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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