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심 불상없는 전통선원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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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불상을 모시지 않는 선불교 본래 모습의 선원 (禪院) 이 서울 도심에 생긴다. 조계종 덕숭총림 수덕사는 22일 서울 강남 신사동에 무불선원 (無佛禪院) 과 한국불교선학연구원 (이사장 법장 수덕사주지) 을 개설한다.

사찰과 연구원을 겸해 직관적 깨침을 이끄는 참선과 지성적 사유를 통한 선의 이해를 돕는 선학강좌를 병행, 선의 대중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불법 (佛法) 의 육화' 와 '선의 대중화' 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무불선원은 어떠한 불상도 봉안하지 않는 절이라는 점이 우선 혁명적이다. 이는 본래 법당 (法堂, 강당) 만을 두고 불당은 두지않는 선종사찰의 전통과 각자의 마음이 곧 성불 (成佛) 의 씨앗이라는 선의 이치에 따른 것이다.

산중 사찰이나 도심 다른 포교원들의 공덕신앙에 기초한 불상.불탑 조성 등의 불사는 일체 지양하고 오로지 선 수행과 연구등 '인재교육 불사' 에만 전력하겠다는 것이다.

승려와 일반이 합심해 수행.교육.연구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운영하는 것도 승려 중심의 여느 사찰운영과는 다르다. 참선의 실수행은 덕숭총림 선방스님들이 지도하고 선학입문.화두해설 등을 비롯한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등에 베어있거나 응용 가능한 생활 속의 선강좌 및 실기는 승속 (僧俗)가리지않고 분야별 권위자가 맡게된다.

사찰 운영도 예비교육 과정 후 테스트를 거쳐 선발된 신도회원들이 맡는다.

8백여명을 수용할 모든 강좌는 무료이며 비용은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일체의 재정은 투명하게 공개한다.

4월부터 열릴 본격 강좌와 회원 선발을 위해 3월 한달동안 실시하는 공개예비강좌에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02 - 541 - 0002.

선학연구원은 48명의 대학교수를 연구위원으로 위촉, 국제학술회의.세미나.발표회.강독회등을 통해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선사상을 폭넓게 연구해 선의 현대화.세계화를 꾀하게 된다.

그리고 석.박사 과정의 선학도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선학자들을 지속적으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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