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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듣던 노랜데?…광고,익숙한 소리로 이목끌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광고의 최대 목적은 어떤 방법으로든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것. 특히 TV CF에선 화려한 볼거리 못지 않게 '소리' 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의식한 듯 갈수록 CM송 등 사운드에 대해 들이는 정성이 커지고 있다.

요즘 광고 사운드의 공통 분모는 복고풍이다. 한때를 풍미한 히트곡들을 그대로 원용하거나 개사해 사용하는 광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귀에 익숙한 노래인 만큼 소비자들이 쉽게 흥얼거리면서 관련 제품을 자연스럽게 '숙지' 하도록 유도해 예상 외로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

이달 초 전파를 타기 시작한 LG칼텍스정유의 보너스 카드광고 (LG애드) 의 경우 광고에 출연한 개그맨 김진수와 탤런드 강부자씨가 한국 락 (Rock) 계의 대부인 신중현씨의 대표곡 '미인' 으로 노래 대결을 펼친다.

그러나 가사 내용은 "한번 쓰고 두번 쓰고 선물이 늘어나네" 로 약간 바뀌었다. 김진수는 립싱크 듀엣인 '허리케인 블루' 시절에 특유의 과장된 연기로 노래실력을 인정 (?) 받은 인물. 원로 연기자인 강부자 역시 한 손에 주유기를 들고 기타처럼 퉁기면서 이에 못지 않은 다이내믹한 열창으로 관심을 모았다.

신중현씨의 작품들은 이미 광고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 삼강 아이스크림, 탤런트 김희선과 오리들이 출연하는 한솔PCS 광고에서도 '커피 한잔' 이 배경 음악으로 쓰이고 있다.

올해 초 탤런트 전원주를 전격 기용, 화제를 모았던 데이콤터치터치 002광고 (오리콤) 는 양희은으로 모델을 전격 교체하면서 이장희씨의 70년대 명곡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를 노래에 담아 전달한다.

양희은이 '나 그대를~' 을 부르기 시작하면 함박눈이 펑펑 내리면서 '모두 드리고 싶은 마음, 002의 마음입니다' 라는 자막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줄거리.

그러나 27년만에 처음으로 광고 모델로 나선 양희은씨의 광고 데뷔는 그리 만만치 않았다고. 무주리조트에서 진행된 촬영은 첫날부터 비가 내려 스태프진을 당혹스럽게 하는가 하면 오후부터 추위와 함께 몰아친 강풍이 촬영장을 빙판으로 만들어버려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

온세통신 (금강기획) 008광고에선 돼지 캐릭터 팔복이가 등장, 인기를 모았던 만화 '날아라 슈퍼보드' 의 치키치키송에 맞춰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며 저렴한 국제전화 008임을 강조하고 있다. '치키치키송' 은 가수겸 작곡가인 김수철씨가 만든 노래.

이밖에 SK텔레콤의 스피드011광고 '카페' 편 (제일보젤)에서는 70년대 쿨시스터즈의 히트곡 '왜 그랬을까?' 에서 '안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라는 노래를 절묘하게 따와 사용하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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