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동해안의 일출을 보고 새해 포부를 다짐하고자 정동진행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예약인원이 많아 세대의 버스에 분승했다.
그런데 오전 2시쯤 우리 일행이 탔던 차가 고장이 나 운행이 불가능하게 됐다.
일출을 보기 위해 정해진 시간내에 도착해야 한다는 안타까운 마음에 고장 사실을 앞.뒤차에 알리고 고장차량 승객의 분승을 부탁했다.
그러나 앞차 승객중 일부가 출입문을 가로막고 합승을 거부했다.
그 이유는 "서서 가는 승객이 있으면 앉아서 가는 승객이 불편하다" 는 것이었다.
결국 앞차는 어린 아이를 안고 타려는 승객마저 밀쳐 떨어뜨린 채 출입문을 닫아버리고 출발했다.
어쩔 수 없이 뒤차에만 80여명의 승객이 타고 갈 수밖에 없었고 버스는 콩나물 시루처럼 사람들로 가득 차 강원도의 험한 고갯길을 아슬아슬하게 타고 갔다.
어른들의 야박함에 어린아이들 보기가 부끄러웠고 이것이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우리 도덕성의 현주소라는 생각에 서글퍼졌다.
상대방의 입장을 돌아볼 줄 아는 성숙한 시민정신이 절실하다.
조윤 <회사원.전북전주시팔복동>회사원.전북전주시팔복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