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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신파극'며느리 설움'8일부터 세종문화회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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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이 여인을 어떻게 하시렵니이~까. " 낡은 전축 돌아가는 쿵짜작 음악에 변사의 억지스런 말투, 배우들의 과장된 몸짓. 눈뜨고는 차마 봐줄 수 없는 유치찬란한 신파극이 지난해 최고 히트 공연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TV없던 시대에나 통했던, 그래서 21세기를 코앞에 둔 지금 코미디의 소재로나 어울릴 것 같았던 신파극이지만 어쨌든 할머니.할아버지들을 난생 처음 세종문화회관으로 끌어들이는데 공헌을 하며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었다.

지난해 1월 9일간의 공연 내내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의 넓디 넓은 객석 3천8백석을 매진시킨 것을 시작으로 전국 10만여 관객이 보았다는 90년대 첫 신파극 '불효자는 웁니다' 의 여세를 몰아 MBC가 다시 무대에 정통 신파극 '며느리 설움' 을 무대에 올린다. 02 - 368 - 1515.

8일부터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지난해 신파 배우로 데뷔한 탤런트 이덕화를 비롯, 영화배우 오정해와 탤런트 사미자.노현희가 주역으로 무대에 선다.

중간중간 양념을 넣으며 극을 이끌어가는 변사는 코미디언 이상해가 맡았다. 신파극이 늘 그렇듯 이 작품 역시 줄거리는 신파 그 자체다.

의료봉사차 시골에 내려온 의대생 (이덕화) 과 시골처녀 (오정해) 의 사랑, 시댁의 반대, 시어머니 (사미자) 의 구박, 그리고 남편의 다른 여자 (노현희) , 결국 시집에서 내쫓기는 한 많은 여인의 일생, 이것이 전부이다.

지난 1년 내내 끊이지 않고 무대에 올랐던 악극은 기존 유행가의 노랫말을 신파조의 줄거리에 맞게 고쳐서 부르는, 말하자면 우리식 뮤지컬이다. 반면 신파극은 노래 대신 반주 음악으로 50, 60년대 시대 분위기를 전해준다.

이번 공연에서도 MBC관현악단이 연주하는 주제곡 '여자의 일생' 을 비롯해 '꽃마차' 등 흘러간 대중가요가 향수를 달래줄 것으로 보인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 이라는 올초 IMF상황과 복고풍 유행이 맞아떨어져 뜻밖의 큰 흥행을 기록한 '불효자는 웁니다' 에 이어 이 작품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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