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상도동 자택에 조기 게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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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울 상도동 자택에 태극기가 조기로 걸려 있다. [연합뉴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평생의 동지이자 경쟁자’인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며 서울 상도동 자택 현관에 조기를 내걸었다. 국장(國葬) 절차에 따라 개인으로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춘 것이다.

김기수 비서실장은 23일 “국장이 결정된 20일 오전 대통령(YS)께서 직접 ‘국장이니 조기를 달라’고 비서진에 지시해 이날부터 국장기간이 끝나는 23일까지 조기를 게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례 기간 동안 화급하지 않은 일정은 연기하고 마음으로 애도하셨다”고 전했다. YS는 또 자택 주변의 이웃집 가운데 조기를 게양한 집이 없는 걸 보고 서운하다는 심경을 자택을 찾은 상도동계 의원들에게 밝혔다고 한다.

YS는 DJ 서거 직전인 지난 10일 병문안을 가서 “나와 DJ는 젊을 때부터 동지관계다. 오랜 기간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둘이 합쳐서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며 화해 의사를 밝혔다. 1987년 대선을 앞두고 후보 단일화 실패로 갈라선 뒤 23년 만의 역사적 화해였다. DJ 서거 당일인 18일에는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우리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특수관계”라며 “나라의 거목이 쓰러졌다”고 애도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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