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업종별 경기전망]자동차·조선·통신·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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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율 인하로 구매늘어 회복세 조선은 계속 순항

[자동차.조선]자동차는 내수와 수출 모두 최악의 상태는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워낙 어려웠던 내수는 하반기 이후에는 두자릿수 성장까지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50%를 밑돌았던 가동률이 올해도 60%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신현규 이사는 "내수는 자동차 관련세율의 인하에 따른 수요진작 효과로 지난해보다 15% 정도 늘어난 85만대 수준에 이를 것" 이라고 말했다. 수출은 엔화 강세로 인한 대일 (對日)가격경쟁력 강화와 자동차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노력 등에 힘입어 3~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자동차 생산은 총 2백25만대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와 민간경제연구소의 전망. 조선은 이미 사상 최대규모의 수주 잔량 (2천만GT) 을 확보하고 있어 내년에도 비교적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년반의 작업 물량으로 2001년 상반기까지의 일감을 갖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신규 수주. 전세계적으로 선박이 과잉상태인 데다 세계경기의 침체로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2년 연속 1천만t이 넘었던 수주량이 올해는 그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일부 연구소는 올해 수주 규모가 지난해보다 10% 안팎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짭짤했던 환차익도 올해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수요증가세 지속-주춤 전망 엇갈려

[통신기기]연구기관마다 경기 전망치가 가장 크게 엇갈리는 분야. 산업연구원 등 관변 연구소들은 내수.수출 모두 급증하고 있는 통신시장 확대에 힘입어 올해도 두자릿수 이상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낙관적인 예측을 하고 있다.

연구소들은 지난해도 당초 예상과는 달리 폭발적인 신규 수요로 인해 호경기를 맞았던 사실을 손꼽고 있다.

그러나 민간업계에서는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위축돼 전체적인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이동통신 가입자수 증가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른 단말기 수요의 정체도 뒤따를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은 무선통신기기를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됨으로써 전체적으로는 전년 동기대비 6.3%정도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전년대비 최고 30% 증가할 전망. 국내업체들이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적극적인 글로벌 전략에 따라 미국.EU지역 등의 수출물량을 확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무선가입자망 (WLL) 장비 등 수출제품의 다양화가 통신업계의 숨통을 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체 통신기기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동전화단말기의 호황도 기대하고 있다.

*** 컴퓨터 안팎으로 호황 가전 소비심리 위축 부진

[가전.컴퓨터]가전부문의 수출 감소폭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겠지만 내수는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제품 보급률이 포화상태인 데다 소비심리 역시 크게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기업의 구조조정 가속화에 따른 실업문제도 내수 회복의 걸림돌이다. 경기가 다소 되살아 나더라도 당장 일반인의 소비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 수출 역시 동남아.중국 등 개도국으로부터의 저가 (低價) 공세와 수출 전략품목의 부재로 인해 전년대비 2%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LG전자 이정규 과장은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환율하락까지 겹쳐 기업수지의 악화가 우려된다" 고 말했다.

그러나 컴퓨터 산업은 이른바 2000년 문제 (밀레니엄 버그) 해결을 위한 기업의 전산시스템 교체로 호황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또 컴퓨터 업그레이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잇따른 개발, 국가 전산망 개선 등도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수는 최고 20% 안팎, 수출은 세계 컴퓨터시장의 수요 회복으로 역시 8%대의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는 컴퓨터의 대용량화 추세에 따라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품목.

김시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