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쏟아진 말말말]여야 대표선수 입심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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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치판에서 '말' 의 우선권은 야당에 돌아가게 마련. 한나라당에선 박희태 (朴熺太) 총무와 장광근 (張光根) 부대변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張부대변인의 경우 중앙일보의 '말말말' 난에 1주일에 3~4차례나 등장했다.

그가 대변인을 제치고 주포 (主砲) 로서 기능을 한 것은 대변인이 자주 바뀐데다 대치정국에서 험구 (險口)가 절실했기 때문.

그는 "여당은 조자룡 헌창 쓰듯 사정 (司正) 을 자신들의 전유물처럼 활용하고 있다" "정부의 어설픈 햇볕정책에 중화상 환자가 속출한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공천 (경기지사) 싸움을 벌이는 임창열전부총리는 몸은 김중배에, 마음은 이수일에 가있는 현대판 심순애다" "특검제는 DJ가 툭하면 내세우던 전가의 보도인데 그 칼이 지금은 어디로 갔나" 는 등 독설을 수없이 토해냈다.

여당시절 명대변인으로 이름을 날린 朴총무도 "김대중대통령은 노벨 평화상 후보까지 올랐으니 여야 평화부터 이뤄야 할 게 아니냐" "여권은 이제 철새탕 (의원 빼내기를 의미) 을 먹을 만큼 먹었으니 이제 배 안 부르나" "요즘 교도소에선 경상도 말이 표준어" 라는 등의 가시가 돋치긴 했지만 해학이 넘치는 표현으로 여권을 괴롭혔다.

국민회의에서는 한화갑 (韓和甲) 총무와 정균환 (鄭均桓) 총장 등이 앞장. "한나라당은 개구리당이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鄭총장)" "우리는 인내에는 국제적 특허를 갖고 있을 정도니 한나라당이 예산처리를 할 때까지 기다리겠다 (韓총무)" 는 등 '다음수' 를 읽는데도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수세의 입장인 여당이라서인지 수위는 비교적 낮은 편. 자민련은 김종필 총리와 박태준 총재, 이규양 (李圭陽).김창영 (金昌榮) 부대변인의 '말말말' 이 주종을 이뤘다.

특히 '몽니' '협량 (狹量) 의 정치' 등 金총리가 이따금 던지는 말은 자신의 의지와 전체 상황을 함축, 암시하는 등으로 '역시 JP' 라는 찬탄을 자아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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