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전초등 어린이들 10원짜리 모아 1천4백만원 성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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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 17일 오후 4시 대전시동구가양동 대전애육원 3층 강당. 80여명의 애육원생들은 또래의 동대전초등학교 (교장 任瑛洙) '사랑의 전도사' 들이 펼치는 각종 공연에 흠뻑 젖어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애육원 인근 동대전초등학교 공연단은 1시간 동안 합창, 피아노.바이올린 연주, 립싱크, 힙합 댄스를 선보였다.

학교에서 음악 특별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 85명으로 구성된 동대전초등학교 공연단은 이름 그대로 '사랑의 정신' 을 실천하고 있다.

이들은 불우이웃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던 任교장과 전교 어린이회 주도로 지난 4월부터 이웃돕기 공연에 나섰다.

전학년이 골고루 섞인 공연단은 "평소 갈고 닦은 음악실력을 썩이지 말고 고아원 등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자" 는 어린이회의 제안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이후 이들은 한달에 한번 정도 경로당.양로원.고아원을 찾아 자선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추석에는 동구가오동 엠마뉴엘 양로원을 찾아 할머니.할아버지들의 쓸쓸한 마음을 달랬다.

이날 애육원에는 80만원 상당의 동화책과 과일 등이 전해졌다.

동대전초등학교 어린이회는 이웃돕기 공연을 시작하면서 복도에 모금함 '이웃사랑 은행' 을 설치, '하루 10원씩 모으기' 캠페인에 들어갔다.

어린이회는 그동안 모두 1천4백만원을 모아 경로당 등지에 희사할 위문품 구입에 사용했다.

어린이회장 임선빈 (林宣彬.6학년) 군은 "불쌍한 친구나 이웃을 도울 때마다 가슴이 뿌듯해진다" 고 말했다.

대전 =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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