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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서 그늘진 이웃돕기 봇물 온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유난히 썰렁해진 연말분위기 속에서도 이웃을 돌보는 '작은 정성' 들이 주위를 훈훈하게 데워주고 있다.

○…경북포항시남구오천읍내 중화요리협회 (회장 金熙泰.40) 회원 17명은 부모의 실직 등으로 끼니를 거르는 지역내 문충.오천.구정.문덕 등 4개 초등학교 학생 1백33명이 겨울방학동안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업소마다 자장면 무료티켓 1백여장씩 모두 1천7백30장 (3백97만9천원 상당) 을 모아 지난 16일 읍사무소에 전달했다.

오천읍사무소는 자장면 무료티켓을 각 초등학교에 전달, 결식아동 1인당 13장씩 나눠주도록 했다.

이에 따라 방학동안 점심을 굶을 형편이었던 어린이들은 오천읍내에서 영업을 하는 중화요리 업소를 시간에 구애없이 언제든지 찾아가면 자장면을 먹을 수 있게 됐다.

무료티켓을 받은 金모 (10.K초등4) 군은 "방학이 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중국집 아저씨들 덕분에 맛있는 자장면을 먹게 돼 기쁘다" 고 즐거워했다.

○…전주시 한의사회 (회장 朴呈培) 도 최근 실직자 가정 및 혼자 사는 노인.모자 가구 등 저소득 생활보호대상자들의 진료를 위해 무료진료권 (장당 3만원) 5천장을 전주시에 전달했다.

이 진료권으로는 내년 3월말까지 전주시.완주군 지역 한의원에서 장당 5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가수' 들의 모임인 예성회 (藝聲會.회장 김성훈.58) 회원 20명은 연말연시를 맞아 어렵고 외로운 이웃들을 찾아다니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2일 대구시동구의 안나요양원을 찾아 위문공연을 한데 이어 18일에는 달성군가창면의 신일양로원, 다음달 2일에는 달서구 우방타워랜드에서 노숙자.노인 등 5백여명을 초청해 위안공연도 열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해 1월 모임을 결성한 이래 지금까지 양로원.요양원 등을 찾아 50여차례 위문공연을 가졌다.

이들은 위문공연을 갈 때마다 주머니를 털어 50만~1백만원어치의 떡.과일.술 등을 챙겨가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전북전주시중앙동 K안경점 주인 권철오 (權喆午.37) 씨는 지난 84년 안경점을 시작하면서부터 돈이 없어 안경을 못쓰는 전주.임실지역 불우노인과 학생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15년째 돋보기.안경을 직접 만들어주고 있다.

權씨가 지금까지 나눠준 안경은 줄잡아 8천여개로 굳이 돈으로 따지자면 3억원어치가 넘는다.

權씨는 내년부터 시각장애인들에게 선글라스를 기증할 계획이다.

○…택시회사인 서울금천구시흥1동 양지교통㈜ 전 직원 2백50명은 14일부터 나흘간 집에서 쓰지 않는 생활용품들을 들고 나와 불우이웃돕기 알뜰 바자를 열었다.

이들은 수익금 1백만원을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70대의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소년가장 金모군 등 두 가정에 18일 전달할 계획이다.

서형식.홍권삼.안장원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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