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9.3대1로 減資…강원銀·현대종금과 합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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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정부는 17일 강원은행.현대종합금융과의 합병을 공식발표한 조흥은행에 대해 9.304대 1의 감자 (減資) 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정부는 감자가 이뤄진 뒤 조흥은행에 대해 내년 1월중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2조1천7백억원을 출자해 국제결제은행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0%로 끌어올려 주기로 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정부지원 조건으로 이날 조흥은행으로부터 추가적인 인원.점포 감축, 자회사 정리 등이 담긴 경영정상화 이행계획서를 받았다.

정부관계자는 "조흥은행 감자는 주주도 은행부실에 책임 지고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으로, 국제통화기금 (IMF) 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고 말했다.

한편 이강륭 (李康隆) 조흥은행 행장대행은 민창기 (閔昌基) 강원은행장.서재진 (徐在珍) 현대종금 사장과 함께 이날 오전 서울명동 은행회관에서 합병조인식을 갖고 "지방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조흥은행의 본점을 대전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내년 3월 정식 출범하는 합병은행은 지난 11월말 기준 총자산이 62조2천1백68억원으로 규모면에서 한빛은행 (상업+한일은) 과 국민은행 (국민+장기신용은)에 이어 국내 3위의 대형은행이 된다.

한편 강원은행의 순자산가치 부족분인 2천7백90억원을 메우기 위해 현대그룹 등 현대종금의 대주주들은 이미 현대종금에 7백50억원을 증자한 데 이어 내년 1월중 추가로 7백50억원을 유상증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재벌의 은행소유 문제로 관심을 모았던 현대그룹의 합병은행 지분율과 관련해 李행장대행은 "시장원리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정해질 것" 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 "충북은행이 외자도입을 이유로 합병제의를 거부했으나 나중에라도 추가합병을 추진하겠다" 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위는 충북은행이 추진중인 외자유치계획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현곤.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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