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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울음소리, 작년 다시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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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대도시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산모들은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08년 출생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 수는 46만6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2만7000명 줄었다. 출생아 수는 이른바 2006년 ‘쌍춘년’, 2007년 ‘황금돼지해’ 등의 영향으로 2005년 이후 계속 증가하다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은 1.19명으로 전년보다 0.06명 감소했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2005년(1.08명)보다 높긴 하지만 일본(1.37명)·미국(2.12명)·영국(1.90명)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부산(0.98)·서울(1.01)·대구(1.07) 등 대도시의 합계출산율이 낮았지만 전남(1.45)·충남(1.44)·제주 (1.39) 등은 높았다. 시·군·구별로는 부산 서구(0.79), 광주 동구(0.80), 서울 강남구(0.82)가 낮았고 전남 강진군(2.21), 전북 진안군(1.90), 전남 영암군(1.90) 등은 높았다. 특히 강남구는 자체적으로 출산 시 현금을 주는 파격적인 지원책을 펼쳤음에도 서울 지자체 중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였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늦은 결혼과 늦은 출산 때문에 해마다 높아지면서 지난해 30.8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98년(28.5세)에 비해 두 살 이상 높아진 수치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확대되면서 20대에 출산하는 산모는 줄어드는 반면 30대에 출산하는 산모는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아이 평균 출산연령은 29.6세, 둘째 아이는 31.6세, 셋째 아이는 33.8세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산모의 평균연령이 계속 높아지면서 결국에는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나이가 많아 불가능한 ‘비자발적 무자녀 가족’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며 “산모의 고령화가 현재 수준 정도에서 멈춰야 출산율이 앞으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사라지면서 법적으로 혼인하지 않고 출산한 혼외 출생아의 수는 지난해 84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1.8%에 달했다. 혼외 출생아 비율은 2000년 0.9%에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인 출생성비는 106.4로 정상 성비(103~107)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셋째 아이와 넷째 아이의 성비는 115.8, 123.9로 정상수준을 벗어났다. 지역별로는 울산(109.4), 대구(108.8), 충북(108.4) 등의 출생성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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