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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건강관리 이렇게]감기예방엔 가습이 최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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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겨울은 감기와 뇌졸중 등 각종 질환이 자주 발생해 건강을 위협하기 쉬운 계절. 건강한 겨울나기를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깨끗한 실내공기의 확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온과 난방에만 치중하느라 환기를 게을리하기 때문이다.

직장인 P씨 (35) 는 유달리 몸이 피곤하고 하루종일 머리가 띵한 묘한 경험을 해야 했다.

수 주 이상 이런 증상이 계속되다가 최근 목 안이 따갑고 눈이 시리기 까지 했다.

열도 없고 기침도 하지 않아 분명 감기는 아니다.

그렇다면 P씨를 괴롭힌 증상의 정체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밀폐건물증후군을 지적한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姜大熙) 교수는 "밀폐건물증후군이란 오염된 실내공기가 피로.두통.목과 눈의 자극감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 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무직 근로자의 40%에게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이란 것. 원인물질은 다양하지만 건축자재나 사무용 기기에서 새어나온 휘발성 유기용제가 가장 유력하다.

따라서 조금 춥더라도 하루 두 차례 이상 창문을 열어 충분히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밀폐건물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최근 골프를 치다 허리를 삐끗한 회사간부 K씨 (52) 도 겨울철 건강관리에 소홀하다 낭패를 본 경우. 날씨가 추울 수록 야외운동을 할 때에는 준비운동이 필수적인데 이를 생략한 채 바로 티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준비운동의 원칙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원칙은 최대 각도의 원칙.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이강우 (李康雨) 교수는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최대 각도까지 움직이는 동작을 최소 5차례 이상 반복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최대 각도까지 움직이지 않은 관절운동으로는 충분한 준비운동의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원칙은 반드시 회전운동을 해야한다는 것. 李교수는 "운동할 때 겪게 되는 관절손상은 대부분 회전동작 때 오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관절을 '굽혔다 폈다' 하는 동작 외에 관절을 돌려주도록 해야한다.

은퇴해 집에서 쉬고 있는 L씨 (65) 는 섣부르게 시작한 겨울운동으로 크게 곤욕을 치르고 있다.

새벽 운동을 한 지 일주일 만에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수 분간 말이 잘 나오지 않는 증세가 생겨 병원을 찾았더니 뇌졸중 초기단계인 일과성 허혈증 (虛血症) 이란 진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L씨의 잘못은 운동 자체보다 한 두 겹에 불과한 얇은 운동복을 입은 것. 서울중앙병원 신경과 이명종 (李命鐘) 교수는 "얇은 운동복 하나만 걸치고 새벽 운동을 즐기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위험천만한 일" 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이 있는 노인들이 추위에 노출된 채 운동하는 것은 뇌졸중과 심근경색증과 같은 중병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 갑자기 추운 곳에 나가게 되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올라가고 이 때문에 혈관이 터지거나 막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65세 이상 노인들은 가급적 새벽 운동을 삼가고 꼭 해야 한다면 옷을 서너 겹 이상 충분히 입어 보온에 유의해야 한다.

수분공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겨울건강수칙. 가정주부 K씨 (36) 는 아이들이 유난히 감기에 잘 걸려 고민하는 케이스. 특별한 질환을 앓거나 영양공급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K씨는 아이들 방이 지나치게 건조하지 않은 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이행 (李行) 교수는 "기관지가 건조하면 감기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하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가습기를 틀어주거나 방 안에 젖은 빨래를 걸어 습기를 공급해주는 것이 자녀의 감기예방을 위해 바람직하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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