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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중위 사망조사단,김중사 집중조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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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김훈 중위 사망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 북한군 접촉사건을 수사중인 특별합동조사단은 숨진 金중위가 소대장 부임이후 지휘능력 부족과 업무실수를 이유로 상관으로부터 잦은 질책을 받은 사실을 14일 밝혀냈다.

특조단은 金중위가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된 상태에서 복무 부적응을 호소했던 점을 중시하고 당시 정황과 金중위 사망원인의 연계여부를 가리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조단 관계자는 "金중위가 중대장인 김익현 (金益賢) 대위 등으로부터 질책을 받고 자신의 소대 (2소대)가 구타 등으로 인해 문제 소대로 인식되는 점을 괴로워했다는 것이 관련자들의 진술" 이라면서 "14일 오후 金대위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고 밝혔다.

이와 관련, 金대위는 특조단 출석에 앞서 기자와 만나 "지난 2월 15일께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표인 이찬복 중장이 북측 제2초소에 나타난 사실을 제대로 비디오에 포착하지 못해 질책한 적이 있다" 며 "변용관 상위 귀순이후 숙청설이 나돌던 이찬복의 출현은 주요 관심사항이었다" 고 말했다.

金대위는 또 "소대일지는 A4 용지에 메모형태로 기록된 것이며, 金중위 수첩의 '북한군 접촉' 등 기록도 중대장 지시를 적은 것일 뿐" 이라고 해명했다.

사건당시 총성이 들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는 "지하벙커의 총성을 이웃한 지하시설 내에서 듣기는 어렵다" 고 지적했다.

한편 특조단은 14일 새벽 김영훈 중사의 신병을 국군 기무사로부터 넘겨받아 오후부터 金중위 사망 당시의 정황과 알리바이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였다.

특조단은 오는 17일과 18일 이틀간 JSA 지역과 金중위 시신이 발견된 벙커3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현장 조사에는 민간 법의학자와 변호사.종교단체 관계자가 참석할 예정이나 미국에 체류중인 법의학자 노여수 (魯麗洙) 박사는 개인사정을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조단 재조사와 관련, 미군측은 우리측의 한.미공동조사위 구성제의를 받아들여 데이비드 페이 (유엔사 부법무관) 대령을 미국측 연락담당관으로 임명하고 JSA 방문조사와 통역지원 등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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