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에도 종류가 있다? 나쁜 땀 구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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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성장하는 아이는 어른에 비해 열이 많은데다 땀구멍도 쉽게 잘 열려 땀을 많이 흘린다. 땀은 피부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체온을 조절하는 순기능을 한다. 대개 아이들의 땀은 성장에너지가 충분하다는 뜻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종류에 따라 주의해야 할 땀도 있다.

함소아한의원 김기훈 원장은 “상황과 신체 부위에 따라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땀으로 허약한 장부를 알 수 있다. 나쁜 땀은 아이 건강과 성장에 해로우므로 바로 잡아 줘야 한다”고 설명한다.

밥 먹을 때마다 옷을 축축이 적시는 땀
밥을 먹을 때마다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면서 밥을 다 먹었을 즈음에는 옷이 축축하게 젖어버리는 아이. 물론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땀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특별히 뜨겁거나 맵지 않은 음식을 먹고 다른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유독 내 아이만 땀을 많이 흘린다면 비위(소화기)의 기운이 허약한 것이다.

이런 아이는 소화가 잘 안 되는 밀가루나 기름진 음식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소화되지 않은 음식은 몸 안에 노폐물을 만들고, 그 노폐물이 열을 만들어 땀이 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위의 열을 식혀주는 황기가 도움이 된다. 물 1ℓ에 황기 10g을 넣고 1시간 정도 달인 물로 황기죽을 만들어 주자. 황기만 30g을 넣고 달여 차처럼 하루 2~3차례 마시게 해도 좋다.

손바닥, 겨드랑이 등 숨어있는 곳에 나는 땀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숨어있는 곳에서 땀이 나는 경우는 노폐물을 제거하고 체온조절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몸 안의 진액과 기가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런 땀은 전형적인 나쁜 땀으로 체질적인 약점을 찾아 보강해줘야 한다.

소화기능이 약한 경우가 많으니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이는 것이 좋다. 생수보다는 끓인 물,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이 좋다. 땀을 흘린 뒤에는 물을 충분히 먹이도록 한다. 제철 과일로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도 좋다.

이런 아이는 땀이 많으면서 설사나 변비가 잦은 경우가 많은데 비장을 건강하게 해주는 백복령과 설사에 도움을 주는 완두콩으로 만든 수프가 도움이 된다. 물 1ℓ에 백복령 20g과 완두콩 50g을 넣고 푹 끓인다. 팬에 버터를 두른 후 통밀가루 한 큰 술과 삶은 완두콩을 으깨 넣어 약한 불에서 끓이면 된다.

또한 숨어있는 부위에서 땀이 많이 나는 아이는 긴장을 잘하는 면이 많으므로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잠 잘 때 흠뻑 흘리는 땀
잠이 들고 난 후 한 두 시간 내에 흘리는 땀은 건강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나는 땀은 ‘도한’이라 하며, 잠을 자는 중에 땀이 나다가 깨어나면 멎는 것이 특징이다. 심한 경우에는 이불이나 베개가 젖을 정도로 땀을 많이 흘리기도 하며, 주로 몸 안에 혈이 부족하거나 열이 많을 때 나타난다.

이렇게 자면서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에게는 지황죽이 좋다. 생지황 20g과 당귀 4g을 끓인 물에 쌀을 넣고 죽을 만든다. 증상이 심하다면 황기 30g에 열을 내리는 약재인 황금 8g을 넣고 달여 수시로 먹여도 좋다.

땀을 흘리면서 잠을 자면 깊이 잠들지 못하고 몸속 진액이 빠져나가 쉽게 지칠 수 있으니 원기를 보충해주는 음식도 도움이 된다. 뱃속에 황기를 넣은 약병아리를 질그릇에 넣고 3~4시간 푹 고아낸다. 이 약물을 하루 3번 정도 따뜻하게 데워서 먹이면 원기를 북돋워 땀이 지나치게 나는 것을 막아준다.

땀이 많은 아이, 이렇게 해주세요
▲수분 섭취는 충분히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면 수분과 전해질이 소실되어 기운이 떨어질 수 있다. 물과 계절 과일을 충분히 먹여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주자.

▲하루에 한번 풍욕
풍욕은 자연 바람과 햇살로 아이 피부를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햇빛이 강하지 않은 아침, 저녁을 이용해 창문을 열어주자.

▲땀 흔적은 깨끗이
건강한 땀도 피부에는 자극이 되어 아토피 증상이 악화되거나, 땀띠나 피부 진무름이 생길 수 있다. 땀을 흘린 후에는 샤워로 땀을 씻어내고, 바로 씻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깨끗한 물수건으로 땀을 닦아 주자.

▲땀에 젖은 옷은 새 옷으로
땀에 젖은 옷을 그대로 입혀 두었다간 땀이 마르면서 아이의 체온이 낮아져 감기에 걸릴 수 있다. 외출 시에는 여벌옷을 준비해서 땀에 옷이 젖었을 땐 새 옷으로 갈아 입혀주자.

■ 도움말 : 김기훈 원장(서초 함소아한의원)

조인스닷컴 이승철 기자(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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