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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성씨 구속표정]검찰.변호인단 영장심사 공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2일 낮 서울지법 421호 법정에서 홍석범 (洪碩範) 영장전담판사 주재로 진행된 영장 실질심사는 이회성씨가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가운데 검찰과 변호인이 3시간 이상 공방을 벌였다.

○…실질심사에서 변호인단으로 나온 한나라당 안상수 (安商守) 의원은 "검찰이 李씨 집에서 검찰 수사 대응전략이 적힌 메모를 압수수색영장도 없이 가져온 것은 형사소송법 위반" 이라며 맹공. 이에 대해 이충호 (李忠浩) 대검 연구관은 "본인 동의아래 메모지를 가져왔다.

형사소송법에 체포영장만으로 현장에서 압수할 수 있도록 돼 있으니 어거지 쓰지 말라" 고 반격. 검사 출신인 安의원은 李검사와 목소리를 높여 싸우다 재판부로부터 세번이나 퇴정 명령을 받았으며 실질심사가 끝난 뒤 복도에서도 "이런 경우 없는 사람 봤나?" "선배가 모범을 보여야죠" 라며 말다툼.

○ …검찰이 이회성씨 자택에서 압수, 법정에 제출한 A4용지 2장반 분량의 '행동준칙' 메모엔 소환 통보단계부터 검찰수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이 자필로 상세히 적혀 있어 눈길. '회유에 응하지 말고 무표정하게 대하라' '서명날인을 거부하고 자술서를 쓰라면 뿌리치라' '법원에 가기 전까지 검찰에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마라' '정 어려우면 기억이 안 난다고 해라' '검사는 똑똑하니 대꾸하지 말고 화내지도 마라' '검사가 책상을 내리치면 집에 가버리겠다고 해라' 등이 주요내용.

○ …검찰이 이회성씨의 대선자금 불법모금 혐의를 포착한 데는 판문점 총격요청사건의 주역인 한성기 (韓成基.39.구속 중) 씨의 진술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韓씨는 이회성씨가 자신과 진로 장진호 (張震浩) 회장을 만나 대선자금 지원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모금목표액 등을 밝히는 등 국세청을 동원한 대선자금 모금 사실을 털어놨다.

김정욱.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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