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희태 “평생을 민주화에 헌신” 정세균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정치권은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한목소리로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정치 거목이 우리 곁을 떠난 데 대해 비통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며 “남북 및 이념 간 화해와 화합을 위해 헌신하고 국민과 함께 고락을 함께한 분으로 역사에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조의를 표시했다. 김 의장은 국회의사당에 대형 근조 현수막을 걸도록 하고 국회 내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토록 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오후 소집한 긴급 최고위원회에서 “김 전 대통령은 나라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평생을 바친 우리 정치의 큰 별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고인이 꿈꾸던 남북 화해와 협력, 평화통일이 이뤄지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유가족에게도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 우리 당에선 장례절차가 정해지는 대로 최대한 조문절차를 엄숙히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거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시절 ‘DJ 비판’에 앞장섰던 장광근 사무총장도 “정치적 견해차 때문에 서운한 말씀도 드리곤 했지만 서거하신 마당에 개인적으로 마음이 굉장히 착잡하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각 당원협의회에 근조 플래카드를 부착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며, 영결식장이나 지역별 조문소가 차려지면 당원들이 가급적 많이 조문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보고했다.

윤상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대한민국의 위대한 지도자 한 분을 잃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생애는 그대로 대한민국 현대사의 궤적이었고, 이제는 소중한 역사적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김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던 박근혜 전 대표는 측근 이정현 의원을 통해 “한국 정치사의 큰 어른이 서거하셨다. 깊이 애도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나라당은 당분간 모든 지방행사를 연기하고 조문 활동에 당력을 모으기로 결정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이날 장외집회 참석차 포항에 내려갔다가 급히 귀경해 당사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정 대표는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과 땅이 꺼지는 아픔을 감당할 길이 없다. 민주주의·인권·남북 평화협력을 위해 정말 큰 역할을 하신 지도자였다”고 애도했다. 정 대표는 “민주당은 아버지 같은 김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 이제 고아가 됐지만, 고인의 유지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서슬퍼런 독재의 서슬에 굴하지 않았고 경제 파탄도 거뜬히 넘어오신 당신, 반 세기 갈라진 채 원수로 살아온 민족이 한 동포임을 알게 해 준 당신을 보낼 준비가 아직 돼 있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노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슬픔이 아직도 크기만 한데 당신마저 가시다니 2009년은 잔인한 한 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장외투쟁을 일시 중단하고 중앙당·시도당·지역위원회에 분양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또 지난번 노 전 대통령 서거 때와 마찬가지로 당사에 상황실을 마련하고 이미경 사무총장이 장례 대책 지원을 총괄하기로 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순탄치 않았던 정치역경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하셨던 김 전 대통령은 끝까지 왕성한 노익장을 보여주셨다”며 “고인이 남긴 많은 족적과 업적들은 후대의 역사가 바르게 평가하고 기억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도 애도 논평을 냈다. 

김정하·선승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