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엑스포 개최 경주 시가지 상인 불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문화엑스포 기간동안 경주시내 상가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

"경주시는 도시 정비하고 길 닦느라 재정압박만 더욱 커졌다. "

대체로 성공했다는 일반적인 평과는 달리 최근 막을 내린 경주문화엑스포가 정작 경주시민들로부터는 불평 투성이다.

특히 음식점.선물가게 등을 운영하는 시가지 상인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시내와 동떨어진 보문단지에서 행사가 펼쳐지고, 야간공연도 제대로 없어 체류관람객이 적었던 때문이다.

경북도나 엑스포조직위가 "세계문화엑스포를 성공리에 마쳤다" 고 '자찬' (自讚) 한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분위기다.

경주시민들의 불편한 심기는 도의회로까지 번졌다.

경주출신 이상효 (李相孝.48) 의원은 지난 3일 도의회에서 "엑스포의 성과를 과대평가하지 말라" 고 으름장을 놓았다.

엑스포조직위가 밝힌 이번 행사 전체수익금은 2백20억원. 李의원은 간단히 계산하더라도 여기서 민자유치된 1백억원을 빼면 1백20억원이 남고, 경북도와 경주시가 행사운영비로 각각 투자한 77억원씩도 제대로 건지기가 힘들다는 지적.

조직위 관계자는 "첫 행사인 만큼 초기투자가 많을 수밖에 없고, 문화행사를 수지로만 따질 수는 없다" 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한 경주시민은 "엑스포가 과연 경주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문화행사가 됐느냐" 며 "조직위가 지나치게 관람객 모으기에 급급했던 것은 엑스포 이미지 자체까지 훼손시켰다" 고 꼬집었다.

그는 "적어도 이번 엑스포는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보다 세계문화를 그저 도민들에게 보여주는데 그쳤다" 고 혹평했다.

다음 대회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조직위가 한번쯤 개최지 시민들의 여론에도 귀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