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춤 '승무'한마당…이애주씨 8∼9일 국립국악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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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이애주 (51.서울대 교수)가 춤을 춘다.

춤을 통해 시국발언을 하던 80년대식이 아니다.

지난 9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한영숙류) 보유자로 지정된 이후 우리춤 기본 정립에 몰두한 흔적을 보여주는 춤을 춘다.

8일, 9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 레퍼토리는 '살풀이 본 (本)' 과 '살풀이' '태평무' '승무 (僧舞)' . 모두 스승 벽사 한영숙 (1920~1989) 과 그 원류인 근대 전통춤 아버지 한성준 (1874~1942) 의 춤맥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02 - 3673 - 4591.

'승무' 로 제7회 신인예술상을 수상해 한영숙의 눈에 들었고 한씨가 승무 보유자로 지정되자마자 첫 제자가 된 이씨로서는 한영숙 춤 입문 30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공연이기도 하다.

하일라이트는 역시 '승무' 이다.

본인의 보유종목인데다가 흔히 10~15분으로 줄여 공연되는 승무를 45분 길이의 완전판으로 보여주는 흔치 않은 무대이기 때문이다.

민간에 전해진 춤을 한성준이 무대예술로 꽃피우고 한영숙.이애주 '공식' 계보로 이어져 내려온 승무는 가장 느린 장단 '염불 (念佛)' 에서부터 '타령' 과 기본장단 '굿거리' '법고' 로 이어진다.

이애주 교수는 "승무야말로 우리춤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대표적인 춤인데도, 느린 장단으로 이어지는 춤이 보는 이들을 지루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짧게 줄여서 선보여왔다" 며 "이번 공연을 대하는 관객들은 함께 선 (禪) 하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보아주었으면 한다" 는 바람을 내비쳤다.

'승무' 와 '살풀이' 반주는 춤아닌 가락으로 한성준 맥을 이어온 민속악회 시나위가 맡는다.

또 살풀이 기본춤인 '살풀이 본' 과 '태평무' 는 60년대 한성준 제자이자 당대 명인인 지영희.성금련 등의 녹음 음반을 사용한다.

녹음 상태는 그리 좋지 않지만 지금 세대들이 따라갈 수 없는 명인의 향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교수의 설명이다.

공연엔 심우성 공주 민속극박물관장의 해설도 덧붙는다.

또 이번 공연을 계기로 이애주 춤 후원회 (회장 이수성) 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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