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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컵도 걸고 목에도 거는 '변신 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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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지하철을 탄 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우산을 바닥에 내려놨다. 세워놓을 수 있는 받침이 붙어있는 우산은 없을까? 양손에 짐을 들었다. 방금 산 커피 컵을 끼워넣을 수 있는 우산은 없을까? 키가 큰 친구와 함께 우산을 썼다. 우산대를 늘릴 수는 없을까? 쇼핑백을 걸어놓을 수 있는 우산은? 목에 고정시키는 우산은?

세계 최고의 ‘상상력 연구소’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 MIT 미디어랩이 11∼14일 서울 동숭동 제로원 아트센터에서 워크숍을 열고 15~16일 그 결과물을 공개했다. ‘생활을 위한 기술’을 주제로 한 이번 워크숍에서는 미디어랩 연구원 등 14명과 참가자 120여 명이 12개 그룹으로 나뉘어 ‘일상 생활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중 하나가 ‘기술자 vs. 휴머니스트’팀이 내놓은‘변신 우산’이다.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데 단돈 5000원만 있으면 된다. 참가자 한경훈(현대차 선행패키지개발팀) 연구원은 “싱크대 코브라형 수도꼭지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우산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우산 손잡이를 분리한 뒤 모양을 변형할 수 있는 코브라형 수도꼭지를 우산대와 연결해 순간 접착제를 발라주면 된다.

평소엔 우산 손잡이처럼 ‘J’형태로 구부려 사용한다. ‘N’형태로 만들면 쇼핑백 등을 걸어놓을 수 있다. 키가 큰 사람과 함께 우산을 쓸땐 ‘I’처럼 꼿꼿하게 펴면 된다. 컵을 끼워넣을 땐 가로로 ‘O’형태를, 바닥에 세워놓을 땐 ‘C’형태를 만들면 된다. 양손에 많은 짐을 들고 있을 땐 ‘C’형태를 그대로 둔 채 목에 걸면 된다. 한 연구원은 “코브라형 수도꼭지만 있으면 누구든지 집에서 쉽게 만들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MIT 미디어랩=1985년 미국 MIT에 설립된 미디어ㆍ디지털 연구소. ‘더 나은 인간의 미래를 창조하는’모든 주제를 연구한다. 과학ㆍ공학ㆍ예술ㆍ건축ㆍ디자인 등을 전공한 120여명의 연구원이 있다. 가상현실, 3차원 홀로그램, 유비쿼터스, 착용식 컴퓨터 등의 아이디어들이 여기서 나왔다.

이지은 기자

사진제공:‘기술자 vs. 휴머니스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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