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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냐 겨울' 영동 눈 많이 내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예년보다 한달 이상 빨리 영동지방에 폭설이 내려 유난히 춥고 눈 많다는 '라니냐 겨울' 을 실감케 하고 있다.

지난달말에 이어 두번째인 영동지방 폭설은 평년의 경우 1월 중순부터 2월말 사이에 집중됐던 것과 비교할 때 시기가 매우 빠를 뿐만 아니라 눈구름이 형성된 과정에서 차이가 난다.

시베리아에 위치한 대륙성고기압은 보통 1, 2월께 한반도 남쪽까지 내려온 뒤 따뜻한 남서기류에 떠밀려 올라가 중심부가 블라디보스토크나 사할린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동해 중부해상이 냉.온기단의 경계를 이루면서 눈구름을 형성하는 게 과거의 예. 하지만 올해는 이달초까지 대륙성고기압이 크게 발달하지 못해 중부지방 및 동해안이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걸쳐 있는데다 동해 바닷물 수온이 예년에 비해 크게 높아 동해가 '눈구름 제조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차가운 북서풍이 따뜻한 바닷물과 만나 눈구름이 형성된 뒤 동풍에 밀려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영동지방에 폭설이 온 것. 기상청 관계자는 "동해의 고수온 현상은 라니냐 현상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평년보다 해수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중태평양에서 페루 연안 동태평양에 걸쳐 강화되면서 반대편 동남아시아 부근 해상의 해수온도가 크게 올라가게 되고, 이에 따라 동해도 평년보다 1도 가까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이번 눈은 '라니냐 폭설' 의 서막 (序幕) 으로 풀이되며 라니냐 현상이 지속되는 올겨울 내내 영동지방에 눈풍년이 들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영동지방은 12월엔 1~2회, 1월엔 3~4회, 2월엔 2~3회 큰 눈이 올 것" 이라고 밝혔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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