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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올 확률 높으면 현관문에서 우산 아이콘이 반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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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저녁에 비…우산 가져가세요”

‘기술자 vs 휴머니스트’팀이 내놓은 ‘현관문 속 우산’이다. 우산 보관함이 현관 문 하단에 일체형으로 삽입됐다. 보관함에 설치된 무선인터넷 시스템을 통해 일기예보 정보를 제공받는다. 비가 올 확률이 높으면 보관함 겉면에 그려진 우산 아이콘에 조명이 들어온다. 마치 “우산을 가지고 나가세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우산을 깜빡 잊고 나가 비를 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 참가자 선윤아씨는 “홈오토메이션 환경이 점차 구체화되기 때문에 무선시스템만 개발된다면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 가상 애완동물과 산책을

‘이동성과 경험’팀의 ‘아싸 가오리’는 휴대전화 안에서 할 수 있었던 ‘애완견 키우기’를 발전시켰다. 휴대전화에 달려 있는 프로젝터 빔을 바닥에 쏘면 애완동물 가오리가 나타나 같이 놀 수 있다. 갑자기 가오리가 없어지면 빔을 흔들어 찾아줘야 한다. ‘함께 놀자’는 가오리의 의사표시다. 가오리뿐 아니라 호랑이·공룡도 그려내기 나름이다. 애인이나 친구의 모습으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참가자 조재성씨는 “휴대전화 안에 갇혀 있던 애완견을 밖으로 꺼내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놀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 택배 박스 재활용 하세요

‘재료+디자인’팀의 박스 쿠시(CUSHY)다. 보통 택배 박스안에는 상품을 보호하기 위해 스티로폼, 종이 보호재 등 완충재가 가득 담긴다. 쓰레기 처치로 골치가 아프다. 저렴한 원가의 폴리염화비닐(겉)과 우레탄(속)을 이용해 만든 이 박스는 공기주입형으로 상품이 상하지 않게 만들어졌다. 냉매나 보온을 요할 경우 박스 안에 드라이아이스나 핫팩을 넣어 보낼 수도 있다. 상품을 꺼낸 뒤 튜브 입구에서 공기를 빼면 보관하기 쉽게 부피가 줄어든다. 초청 연구원 박현희(고려대 대학원 컴퓨터공학)씨는 “환경을 생각하는 기술로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4] 먼저 내릴 승객 좌석에 조명이

‘움직임에 관한 도시적 인간공학’팀은 지하철역 외부 출입구 계단에 지하철이 언제 도착하는지 조명을 통해 알려주는 시스템을 생각해냈다. 전체 계단에 조명이 켜져 있다면 여유를 갖고 걸어도 된다. 계단 조명이 한 칸씩 꺼지면 서두르라는 의미다. 다음 역에서 내릴 승객의 좌석 위에 조명이 들어오는 시스템도 있다. 지하철을 탄 후 자리에 앉아 도착역을 휴대전화에 입력하면 인터넷으로 연결돼 내릴 역 앞에서 조명이 들어온다. 초청 연구원 황지은(노스이스턴대) 연구교수는 “도시에서 이뤄지는 이동성을 관찰하면 새로운 타입의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5]“기부하세요” 애교 떠는 로봇

‘로보틱 서비스 디자인’팀의 ‘기부로봇 도나(DONA)’다. 기부행사에 모금함을 설치하는 대신 ‘도나’를 풀어놓으면 된다. 고양이 모양의 이 귀여운 기부로봇은 행사장 안을 누비며 참가자들에게 기부를 권한다. 참가자가 있는 쪽을 향해 움직이고 그에게 머리를 기울인다. 애교를 부리며 참가자의 다리에 몸을 비빈다. 돈을 넣어주면 방긋 웃으며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다. 초청 연구원 이민경(카네기멜런 대학원 HCI)씨는 “이미 다양한 형태의 로봇 시스템이 구현돼 있기 때문에 추가로 필요한 기술은 없다. 쓰임에 따라 만들어내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MIT 미디어랩

1985년 설립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내 미디어·디지털 분야 연구기관이다. ‘더 나은 인간의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면 모든 주제가 연구된다. 과학·공학·예술·건축·디자인 등 다양한 학식을 갖춘 120여 명의 연구원이 있다. 가상현실, 3차원 홀로그램, 유비쿼터스, 착용식 컴퓨터 등의 아이디어들이 이곳에서 시작됐다.


글=이지은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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