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아름답다고 믿는 순간, 외모도 바뀐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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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호 04면

20∼30대 직장 여성을 위한 처세서다. 직장이란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 그 전쟁터에서 승리하는 법을 조곤조곤 일러주는 책이다. 저자는 다국적 패션잡지 ‘코스모폴리탄’을 발행하는 허스트중앙 윤경혜(44) 대표. 평기자 출신으로 CEO 자리에 오른, 이른바 성공한 여성이다. 그가 자신의 경험뿐 아니라 취재와 비즈니스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성공한 여성들의 사례에서 성공 비법의 공통분모를 뽑아냈다.

『차가운 열정으로 우아하게 미쳐라』, 윤경혜 지음, 밀리언 하우스 펴냄, 232쪽, 1만2000원

저자가 특히 강조한 덕목은 자신감이다. 남다른 재능이나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지금 자신이 갖고 있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의 당당함과 자신감의 높이만큼 다른 사람들도 나를 높이 대해준단다. 심지어 스스로 아름답다고 믿는 순간 외모도 바뀐다니, 자신감은 성공에 이르는 만병통치약인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긍정적인 자기 암시’의 가치도 높이 샀다.

믿는 만큼 성공하고 의심하는 만큼 실패한다는 주장이다. ‘될 거야, 될 거야’란 플러스 발상이 성공할 확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반대로 불평이나 불만은 아예 시작도 말아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중독성이 있어 일단 한번 하기 시작하면 결코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배우 김윤진이 인터뷰 자리에서 한 말도 인용했다. “저는 너무 힘든 일이 있으면 잠을 자요. 잠을 자고 나면 힘들었던 기억도 좀 가시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솟아나요.”

저자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는 충고도 전했다. 앞일에 대한 불필요한 예측도 지금 당장 그만두란다. 예측이 필요한 순간은 새로운 프로젝트나 변화를 시도하는 준비단계뿐. 이미 변화의 궤도에 들어섰다면 앞일에 대한 예측을 멈추고 오직 변화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내달려야 한다. “옆을 살피지도 말고, 너무 멀리 보지도 말고, 그냥 앞으로만 달려라”가 저자가 21년 직장생활을 통해 체득한 성공 비결이다.

열정도 자신감만큼이나 중요한 자산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그 일에 푹 빠져 가슴 뜨겁게 일하는 여성들만이 성공을 거머쥐었다. ‘코스모폴리탄’의 창립자 헬렌 걸리 브라운이 그 생생한 사례다. 그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전 세계를 다니며 젊은 여성들을 만나고, 그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접하면 폴짝폴짝 뛰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한단다. 아직도 트렌디한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다니, 옷차림마저도 열정적이다.

책은 직장 여성들의 단골 고민거리인 직장과 가정의 양립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 그 빈틈이 얼핏 이 책의 한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덕에 ‘성공하는 직장인’이란 본령에 더 충실해진 것도 사실이다. 살림과 육아에서 파생된 숱한 문제로 고민하는 사이, 어느새 동료들보다 뒤처져버렸던 게 그동안 수많은 직장 여성들이 밟아온 전철 아니었던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성 직장인들의 프로 근성을 더욱 자극하는 책이다. ‘최고급 와인 라벨 정도는 식별해야 한다’ ‘악수할 때는 상대방과 반드시 눈을 맞춰라’ 식으로 디테일까지 짚어주는 충고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아득하게 느껴졌던 ‘성공’이란 목표가 한층 현실적으로 다가올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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