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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대축구선수들,남자감독 성추행 고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성공한 감독의 은밀한 지도 스타일은 처벌대상인가.

여성 선수들을 지도하는 남성 감독들이 주목해야 할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20년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미국 대학여자축구 정상에 15번이나 올려놓은 명감독 잰슨 도랜스 (47)가 제자 2명으로부터 성추행 소송을 당했다.

도랜스가 키운 최고 선수 중 하나였던 데비 켈리 등 졸업생 2명은 "도랜스가 지나친 신체 접촉을 했고 음담을 걸며 전화로 협박을 했다" 고 주장하며 2백만달러 (약 26억원) 배상 소송을 냈다.

이들에 따르면 도랜스는 잦은 개인면담 시간을 이용해 어깨나 머리를 쓰다듬으며 성생활에 대해 캐묻는 등 성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기혼자인 도랜스가 대표팀 감독 재직 중 한 선수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미국여자축구대표팀을 8년간 지휘하기도 했던 도랜스는 팀을 가족처럼 친밀한 조직으로 만들어 성공을 거둔 인물. 그가 쓴 코칭 지침서 '축구챔피언 만들기' 에는 "여성 선수들은 감독에게 개인적이고 특별한 관계를 원한다. 감독은 따뜻함을 보여줘야 한다" 고 기술돼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여자축구팀은 96년 포천지로부터 미 해군특수부대인 네이비 실, 미식 축구팀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공격라인, 매사추세츠병원의 쇼크치료팀 등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뛰어난 조직으로 꼽혔다.

도랜스는 소송과 관련, "나의 지도방법은 가장 발전된 조직 운영법이기 때문에 바꿀 이유가 전혀 없다" 고 주장했다.

그의 제자 1백여명도 사심없이 팀을 운영했다며 도랜스를 지지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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