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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3분기 GDP분석]낙관론 득세,신중론도 여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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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목소리가 높아간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2분기보다 더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데다 4분기 경기지표는 3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종 경기지표가 여전히 최악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경기회복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어간다.

물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투자.소비 등이 아직 꽁꽁 얼어붙었고 내수가 되살아날 기미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출증가율마저 갈수록 떨어진다. 경기 바닥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 경기 바닥에 가까워졌다 = 3분기가 성장률의 최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3분기 - 6.8%의 성장률이 4분기에는 - 5%대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빠르면 내년 2분기부터는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의 간판 수출상품인 반도체.자동차 수출이 최근 빠르게 되살아나는 것도 앞으로 경기 전망을 밝게 보는 요인이다. 2분기 - 10%로 추락했던 제조업 성장률이 3분기에는 - 7.9%를 기록, 떨어지는 속도가 상당히 둔화됐다.

게다가 성장률 비교시점을 전년 동기가 아니라 전 분기로 바꿔보면 2분기가 1분기보다 높고 3분기가 2분기보다 좋아졌다는 게 한은의 내부 분석이다.

◇ 아직은 이르다 = 3분기 성장률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은 최근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수출이 살아난 덕분일 뿐이며 전체적으로는 아직도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반도체는 가격 회복에 힘입어 생산 및 수출이 1년전보다 각각 76.5%와 72.3%씩 늘었다. 부진을 면치 못했던 자동차 수출도 1.6%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국내총생산에서 반도체.자동차가 차지하는 성장 기여도가 6%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두 품목의 수출이 전체 경기지표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약간 감소폭이 줄긴 했지만 소비위축은 승용차.TV 등 내구 소비재는 말할 것도 없고 의류.신발.음식료 등 모든 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설비투자도 절대액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1~2분기가 더 지나야 전체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 게 신중론자들의 주장이다.

◇ 앞으로 대책은 =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수출 증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얼어붙은 내수를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밖에서 새 돈을 벌어오는 게 경기 회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한국개발연구원 구본천 박사) . 금융연구원 최공필(崔公弼) 박사는 "올 4분기나 내년 1분기 중 경기저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며 "바닥이 오래가지 않도록 선제 공격적 정책대응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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