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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지하철 승객 신명 돋우는 신세대 춤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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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 브레이크댄스팀 ‘20세기 센츄리 보이즈’ 200여회 공연

그들에게 지하철역은 연습장이자 공연장이다. 자신들을 불러주는 지하철역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20여분 격렬하게 춤을 추고 나면 온 몸은 땀에 젖고 숨은 턱에 차지만 사람들이 즐거워하기에 그들도 즐겁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2년간 전국의 지하철역을 돌아다니며 200여회의 공연을 한 브레이크댄스 팀이 있다. 박형준(20)씨를 리더로 해 모두 여섯명으로 구성된 '20세기 센츄리 보이즈'다. 나머지 팀원은 박진성(21).이형안(20)씨와 최용원(19).신현국(15)군, 그리고 홍일점 김문주(13)양이다. 대학생부터 중학생까지 다양하다. 학교 수업에 지장이 없도록 공연은 일주일에 한두번, 주로 오후 6시 이후에 한다.

이들은 철도.지하철.공항 등의 공간에서 문화예술공연을 하기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 레일아트 소속이다. 지하철역에서 정기적으로 브레이크댄스 공연을 하는 팀으로는 국내 최초이자 가장 오래됐다.

"팀을 알리려는 목적이 가장 컸습니다. 새로 개발한 춤들을 실전에서 검증받고 싶기도 했고요. 어머니(이숙희 레일아트 하모니카 단장)가 레일아트에 가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

춤이 좋아 다니던 학교(백석예술고)도 휴학하고 하루 6~7시간씩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는 박형준씨는 이렇게 말하고 "고속철도(KTX) 개통식에서 공연하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지하철 이용객들을 흥겹게 해주는 이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사당역에 연습실까지 마련해주었다. 공연 횟수가 늘어나면서 기량도 부쩍 향상됐다. 지난해 연초부터 연말까지 토너먼트로 벌어진 전국 브레이크댄스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U.B.M 주최 대회에서도 전체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다음카페(http://cafe.daum.net/20thcboys)에 팬클럽도 생겼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교회에서 브레이크댄스 공연을 처음 봤어요. 너무 신나더군요. 부모님을 졸라 춤을 배웠어요.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지하철역 무료 공연을 하면 봉사활동 점수도 줘요."(김문주양)

김양은 중학교 2학년으로 국내 브레이크 댄서 중 최연소자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세계적인 브레이크댄스 팀이 되고 싶다"는 이들은 6~7일 국내 방송사로는 최초로 아리랑TV가 개최하는 'B-boy Fest'에 출전해 30여개 팀과 자웅을 겨룬다.

하지윤 기자
사진=신동연 기자<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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