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귀환못한 국군포로 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정부가 북한에 생존해 있는 국군포로 숫자를 처음으로 밝혔다.

국방부가 최근 탈북해 귀환한 장무환 (張茂煥.72) 씨 등 귀환 포로들과 탈북 귀순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한 생존 국군포로 숫자는 1백36명. 국방부는 이들의 신변안전을 고려, 개별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정부 차원의 공식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같은 숫자는 전체 생존포로가 아닌 명단이 확인된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6.25전쟁 때 북한이 주장한 국군포로는 6만5천여명이었다.

중국이 90년 발간한 항미원조전사 (抗美援朝戰史)에도 국군포로가 3만7천8백15명이라고 기록돼 있다.

국방부에서 최근 발간한 '건군50년사' 에는 6.25전쟁 때 국군 실종자 (포로 포함)가 1만9천3백92명으로 적혀 있어 북한측 통계보다 훨씬 적다.

또 그나마 53년 유엔군과 공산군의 포로교환에서 우리측에 송환된 국군은 8천3백33명에 불과하다.

張씨도 관계당국의 조사과정에서 "포로교환 후 2~3년이 지난 뒤에야 이같은 사실을 알았다" 며 "함께 있었던 수십명의 포로들은 남쪽으로 가는 것을 더이상 기대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 고 진술했다.

실종자만이 아니라 전사자 중에 생존포로가 남아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張씨는 물론 94, 97년 각각 탈북.귀환한 조창호 (趙昌浩.68).양순용 (梁珣容.72) 씨 모두 국내에선 전사자로 처리된 상태였다.

우리는 그간 적극적인 확인 및 송환대책을 외면한 채 이들을 잊고 있었지만, 미국 정부는 지구상 어디에라도 자국 병사가 포로가 돼 있거나 묻혀 있으면 반드시 구하고 찾아내는 노력을 기울인다.

하와이 히캄공군기지내에 있는 미 육군중앙신원확인소 (CILHI) 는 미군 유해발굴을 전담하며, 포로를 구출하기 위한 작전은 최우선시 되고 있다.

채병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