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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수퍼 ‘007 개업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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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롯데슈퍼는 11일 서울 묵동에 기업형 수퍼(SSM) 묵동점을 열었다. 인근 상인들은 롯데가 간판을 가리고 극비리에 공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롯데슈퍼는 SSM 개점 때 미리 간판을 내걸고 공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명했다. 12일 지역 상인들이 사업조정 신청을 냈지만 이미 개점한 뒤였다. 롯데슈퍼는 13일 서울 홍제동에서도 개점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13일 서울 삼성동에 아홉 번째 점포를 열었다. 서울 문정동에서도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사업조정 신청이 본격화한 이달 초 이후 대방동과 반포동 서울 두 곳과 지방 두 곳 등 4개의 점포를 열었다.

SSM에 대한 중소 상인들의 반발 속에 대기업들이 SSM을 잇따라 열고 있다. 이들 기업이 속전속결로 SSM 개점에 나서는 이유는 사업조정 신청 대상이 개점 전의 점포라서 일단 개점하고 나면 영업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SSM 사업을 전면 중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반발이 없거나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수퍼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에 지역 상인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 중동부 수퍼마켓협동조합은 묵동 인근 7호선 먹골역 부근에서 일주일간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또 조합 소속 60여 개 수퍼에서 롯데 계열사 물품을 들여놓지 않기로 했다. 서초동에서도 일부 동네 수퍼들이 롯데 계열사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섰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2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롯데 제품 구매 거부 운동을 전국 회원사로 확대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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