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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정책의 새벽” 박노해씨 열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노동문제는 인간의 문제입니다. 내 자신이 소리높여 외친 것은 노동의 새벽이 아니라 인간의 새벽이었습니다. "

시집 '노동의 새벽' 으로 어두운 노동현실을 비판했던 시인 박노해 (42.본명 朴基平) 씨가 19일 오전 노동부 직원 1백10명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제목은 '사람.생태.인간에 관한 시 낭송회' . 갈색 콤비양복을 입고 단상에 선 朴씨는 "노동부의 기피인물이었던 내가 이 자리에 서게 되니 만감이 교차한다" 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노동의 새벽' '내가 걷는 이유' 등 4편의 자작시를 간간이 낭송하면서 1시간30분 동안 노동운동가가 된 과정, 7년간의 감옥생활, 노동부에 대한 당부 등을 차분하게 피력하면서 노동자와 노동운동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한때 자신이 급진적 사회주의자였던 오류에 대해 반성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더이상 나는 급진적 사회주의자가 아니고 사회주의의 좁은 틀을 거부한다" 며 "자본주의 내에서 민주적 절차를 통해 개혁을 하는 것이 진보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맺는말에서 "정부 부처는 대부분 사용자편에 서있으나 유일하게 노동부는 노동자를 위해 존재한다" 며 "그동안 노동운동 탄압 지원부서였던 노동부가 앞으로는 노동운동 지원부서로 변화해야 한다" 고 당부했다.

강연 도중 간간이 박수를 보내며 경청한 노동부 직원들은 "노동운동권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며 "노동운동권과 교류의 물꼬를 튼 것은 큰 소득" 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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