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준조세 6조…작년 법인세 3분의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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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해 기업들이 세금 외에 이런 저런 명목으로 낸 부담금.회비.기부금 등 이른바 준 (準) 조세가 무려 6조2천여억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해 법인세 (9조4천억원) 의 3분의2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조세연구원은 19일 '준조세 실태와 정책방향' 이라는 정책토론회를 열고, 지난해 기업들의 준조세가 강제적인 기부금을 포함해 총 71가지, 6조2천2백3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는 법에 명시된 준조세만 집계한 것으로, 법에 없지만 기업들이 관례상 낼 수밖에 없는 준조세를 모두 합치면 10조3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손원익 (孫元翼)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준조세가 기업들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게 사실" 이라며 "종류별로 타당성을 조사해 조속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당장 폐지해야 할 준조세로는 ▶직업훈련촉진기금▶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 ▶정보화촉진기금 ▶진폐기금 ▶석탄.연탄판매부과금 ▶초과사육부담금 ▶해외건설진흥기금 ▶상공회의소 회비 등을 꼽았다.

이와 함께 조세연구원이 전국 1백21개 기업을 대상으로 준조세의 일종인 기부금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업체당 평균 6억7천3백만원을 기부금으로 낸 것으로 밝혀졌다.

대기업이 8억7천2백만원이었으며, 중소기업도 4천2백만원에 달했다.

특히 조사대상 기업중 50개사가 지난해 업체당 평균 1억3천8백만원씩 정당에 후원금을 기부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불우이웃돕기성금 (평균 3천만원).이재민구호성금 (1천1백만원) 보다 훨씬 큰 규모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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