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90만2천달러 일본수출 양돈업자 문정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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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어려울 때일수록 어려움을 복으로 만드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

충남금산군남이면건천리에서 양돈을 하는 문정우 (文正禹.34) 씨에게는 'IMF한파' 란 말이 실감나지않는다.

남들은 망한다는 판에 지난 2년동안 일본에 90만2천달러 (11억7천2백60만원) 어치의 돼지고기를 수출해 순이익만 연간 1억4천여만원씩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인상으로 사료값은 올랐지만 수출여건이 좋아진데다 국내 동업자들의 도산으로 오히려 물량처리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반사이익 (?) 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덕분에 18일 올해의 충남도 농어촌발전 대상까지 받게된 文씨가 돼지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8년.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하고 2년간 축산회사에 다니다 퇴직금 등 1백80만원을 가지고 고향인 금산에 내려와 집근처 8백여평의 땅을 사들여 돼지 20마리를 키우기시작했다.

지난 90년대 초 돼지파동으로 생산비에도 밑지는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과학적인 대규모 영농만이 살 길" 이라고 판단, 돈이 생기는 족족 돼지를 늘렸다.

92년 1천마리로 불어나자 선진 양돈기술 도입에 힘을 쏟아 환기.온도조절.사료공급 등 모든 시설을 컴퓨터시스팀으로 바꾸고 방역체계도 완벽하게 마련했다.

이같은 시설현대화와 함께 96년 사육 돼지수를 3천마리로 늘리다보니 마리당 생산비를 2만원 이상 절약했고 일반 농가보다 사육기간을 35일이나 줄여 IMF상황에서도 버틸 수있는 경쟁력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文씨는 지난 한해 매출액 10억4천만원, 순수익 1억4천만원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더많은 소득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文씨는 생활이 어려운 대학생과 고교생 각 1명에게 생활비와 학자금 일체를 주고 이웃 양돈농가에 각종 기자재를 무료로 보급하는 '모범 영농인' 이기도 하다.

금산 =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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