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계획 미끼삼는 땅사기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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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제공항 건설지역인 전남 무안군 일대 땅들이 서울 부동산가에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강남일대 토지전문 부동산업소들은 무안군 망운.운남면 일대 농지및 임야를 대량 확보, 2~3배의 웃돈을 붙여 되팔고 있다.

이들은 94년 전남도와 목포시가 민자유치 설명회를 위해 만든 개발구상안을 공식적인 개발계획인 것처럼 속여 땅투기를 부추기고 있다.

구상안에는 망운면 일대에 국제공항과 공단.항공화물터미널.비즈니스센터 등이, 운남면에는 공항 배후도시가 건설되는 것으로 돼 있다.

전남도는 투자유치 선전용으로 개발구상안을 만들때 망운 국제공항.서해안고속도로등 사업계획이 확정된 것외는 모두 가상안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무안군 정용남 지역개발과장은 "국가시책에 반영시키기 위해 군차원에서 공항주변 종합개발 계획용역을 의뢰한 상태이나 94년에 만든 구상안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진행된다" 고 말했다.

물론 국제공항이 완공되면 운남면과 무안군청 소재지에 공항 배후단지가 조성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언제, 어느 곳에 만들어질지는 완전 미지수다.

이에 대해 부동산업소들은 "전남도가 내놓은 개발구상안대로 추진된 사업이 많아 배후도시도 그대로 실현될 것" 이라며 "개발계획이 확정되면 땅값이 많이 오르기 때문에 미리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고 말했다.

부동산업소들은 운남면 일대 배후도시 건설을 기정 사실화하고 개발구상안에 상업지구로 표시된 땅이라며 평당 6만~12만원에 거래하고 있다.

서울에서 무안 땅을 취급하는 부동산업소는 10여군데. 이들 업소는 50~1백여명의 직원을 동원, 강남일대 주부들에 전화를 걸어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운남면 땅의 매매가도 업소마다 다르다.

다같은 상업예정용지인데 A사는 평당 8만~12만원, B사는 6만~7만원을 받고 있다.

반면, 현지 부동산업소들은 운남면에 배후도시 건설 이야기를 전혀 들어본적이 없다며 펄쩍 뛰고 있다.

망운면 해인부동산 이영조 사장은 "근래들어 신도시 건설여부를 묻는 서울 사람들의 전화가 가끔 걸려오고 있으나 신도시 이야기는 생시초문" 이라며 의아해했다.

李사장은 "2~3년전 국제공항 건설계획이 나돌면서 땅값이 많이 올랐지만 지금은 큰 변화가 없어 농지와 임야는 평당 2만~3만원, 자연녹지는 3만~4만원 수준" 이라며 "매물은 가끔 나오는데 거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고 말했다.

최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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