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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SBS 드라마 '은실이'출연 원미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나이를 왜 속여요. 열심히 살아온 제 삶의 기록인데요. " 흔히 연예인의 나이는 고무줄 나이라 한다. 실제 나이와 '홍보용' 나이가 크게 다르기 때문. 서너 살 차이는 예사다.

하지만 원미경 (39) 은 이런 계산방식을 거부한다.

동양방송의 8.15 특집극 '파도여 말하라' 로 78년에 데뷔한 후 20년을 맞는 연기인생. 자기 삶의 조각들인 어느 한 세월도 버릴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막내 아들 (3) 을 낳고 키우는 재미에 흠뻑 젖었던 그녀가 다시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SBS '은실이' 에서 더 원숙한 연기를 선보인다.

연속극은 3년 만이다.

"촬영 첫날은 하도 떨려 스스로 최면을 걸었어요. '어제도 했었고 그저께도 했었는데' 라고요. " 드라마를 시작할 때마다 설레는 만큼이나 떨리는 마음도 매번 똑같다고. "죽을 때까지 할 연기잖아요. " 항상 시작이 이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우에겐 한 순간 예리하게 날이 서는 '호랑이 발톱' 같은 게 있어요. 그러나 결혼 후엔 발톱 대신 눈빛이 깊어지죠. " 이젠 단아하고 절제하는 연기보다는 삶의 냄새가 진솔하게 묻어나는 역에 자신이 있단다.

"TV 잘 봤다며 시장에서 아주머니가 콩나물을 한 움큼 더 얹어줄 땐 그냥 행복해요. 이런 걸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 그런 날은 꼭 대본을 한번 더 들여다보게 된다고.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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