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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이 늙어간다… 제조업 인력 2030 줄고 4050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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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 직원의 올해 평균 나이는 42세다. 대우해양조선은 이보다 더 많은 42.9세다.

이들 기업은 1990년대 들어 직원 평균 나이가 40세를 넘어선 뒤 고령화가 더 빨라지는 추세다.

조선업계는 직원 평균 나이가 45세를 넘으면 생산성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공장자동화.아웃소싱 확대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생산인력의 고령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경쟁력을 잃은 일본의 경우가 교훈이 되고 있다. 현재 일본 조선업계의 평균 연령은 45~46세다. 이 때문에 일본은 생산성 저하 등으로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42~45세의 직원들은 가장 숙련된 기술을 갖고 있는 고급 기술자들로 아직은 크게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 며 "하지만 젊은층이 3D(어렵고, 힘들고, 더러운)업종으로 분류되는 조선업을 선호하지 않아 앞으로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이 5일 내놓은 '산업인력 고령화 빨라진다'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 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94년 34.0세에서 2002년 36.3세로 2.3세가 높아졌다.

제조업의 취업구조는 93년 20~30대의 비중이 70.8%에서 2003년에는 54.0%로 줄었으나 40~50대의 비중은 같은 기간 26.8%에서 42.0%로 늘었다.

전통적 제조업 분야인 철강.섬유.자동차 등의 경우 평균 연령이 37~40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섬유산업은 10년 사이에 평균 연령이 4.7세 높아졌다.

서비스업인 도소매업과 금융업의 경우 평균 연령이 30대 중반을 넘지 않고 있으며 오락 및 문화관련업과 정보처리 관련업은 과거보다 평균 연령이 0.9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층이 이들 분야를 선호해 취업을 많이 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94년부터 2002년까지 평균 연령이 1.5~1.9세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대기업은 2.9세가 증가했다. 이는 전통 제조업이 많은 대기업 종사자들의 고령화 및 외환위기 이후 늘어난 경력직 채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기술인력의 노령화로 생산성저하가 우려돼 젊은층 충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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