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정복 이끈 헌트경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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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지구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인류 사상 처음 정복한 영국 원정대를 이끌었던 존 헌트 경 (卿) 이 지난 7일 밤 영국 옥스퍼드셔주 헨리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그의 가족들이 8일 밝혔다.

88세.

지난 53년 원정대장이었던 헌트 경은 스스로 정상에 오르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고 베이스캠프에 남아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도록 지휘했다.

그는 지난 78년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정상 정복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53년 5월 29일이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 면서 "그러나 다른 등반대원과 마찬가지로 사상 첫 에베레스트봉 정복자가 되고 싶었다" 고 말해 개인적인 아쉬움이 컸음을 털어놓았다.

예비역 준장인 그는 에베레스트 정복 성공 한달 뒤 기사작위를 받았고 66년 종신 귀족이 됐다.

영국 왕실은 성명을 내고 "여왕과 부군 에든버러 공은 헌트 경의 사망소식에 애도를 금치 못하고 있다.

에베레스트 정복은 여왕 재위 초기의 기념비적 사건이며 헌트 경은 다른 여러 분야의 국민생활에서도 똑같은 모험과 지도력을 보여주었다" 고 추모했다.

유족으로는 테니스 선수 출신인 부인 조이와 네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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