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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 90년대 미술 정리하는 기획전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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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이제 그 끝을 향해 치닫고 있는 90년대 미술은 다음 세대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70년대는 모노크롬 (단색조 회화) , 80년대는 민중미술이라는 주된 흐름이 숱한 논쟁과 함께 화단을 이끌어갔던 것처럼 과연 90년대를 정의할 하나의 경향이 있을지에 대한 답은 쉽지 않다.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성곡미술관은 90년대 미술을 정리하는 기획전을 마련했다.

지난 6일 개막해 99년까지 걸쳐서 펼쳐지는 '9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쟁점 - 매체와 평면전 (1월 31일까지.월요일 휴관)' 이다.

02 - 737 - 7650. 성곡미술관은 90년대 현대미술의 주요 흐름과 두드러진 특징을 '매체미술' 과 '평면미술' 이라는 두 갈래로 분석하고 있다.

먼저 다소 모호한 개념인 매체미술이 무엇인가하는 정의가 이 전시의 출발이다.

영화.TV.애니메이션 등 대중매체와의 경계넘기, 영상시대에도 여전히 큰 위력을 발휘하는 신문 등 인쇄매체의 활용, 컴퓨터.홀로그램같은 첨단 멀티미디어의 응용에서 알 수 있듯 '미술과 삶의 만남' 이 매체미술의 주된 내용이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중문화의 속성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영상이미지를 활용한 오경화.육태진.문주.이윰, 순수한 아름다움이 아닌 조악하고 유치한 키치적 대중문화에 주목한 최정화. 노상균. 이동기, 사진의 영역을 확대한 구본창. 이강우. 고명근, 과학기술을 이용한 유관호. 석영기가 90년대 대표작가로 선정됐다.

매체미술이 큰 세력으로 확산될수록 이에 대한 대항으로 회화의 회복을 주장하는 작가군이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다소 낯선 이름인 김정욱. 정세라. 박은영 등과 회화의 대표주자 최진욱. 고낙범. 강운. 도윤희. 홍승혜. 장승택. 이희중. 정종미. 김선두. 이기봉. 강성운. 김남진이 소개되고 있다.

전시 기획자 이원일 큐레이터는 "지나치게 개념화돼 대중과는 유리된 미술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 이라며 "매체와 평면이라는 이분법보다는 미의 본질에 대한 기본적인 물음이 이번 전시의 맥락" 이라고 말한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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