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겉보기 속보기]9.쇼·오락 좀 차분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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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쇼.오락 프로는 시끌벅적하다.

'엔터테인먼트' 니 원체 그렇다.

하지만 정도 이상을 넘어 '불필요한 시끄러움' 을 강요하는 건 문제다.

언제부턴가 '패널' 이라는 정체불명의 출연자들이 TV를 점령했다.

평균 숫자는 주 진행자를 제외하고 3~4명. 물론 탤런트.가수.개그맨이다.

제한된 시간 안에 각자 사명을 다하자니 자연 동시다발적이고 산발적으로 말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여기다 '개성있는' 출연자 복장까지 합치면 설상가상. SBS의 한 인기 오락프로에 출연하는 남자 개그맨의 유아복 차림은 '보기 불쾌하다' 는 지적을 매회 받지만 시정이 되지 않고 있다.

방청객도 소란함에 일조한다.

중고등학교 교실에서나 터져나올 법한 '어흐어흐 - ' 하는 괴성 (?) 탓이다.

방송사에서 동원한 이들은 FD (진행보조) 의 지시로 일사불란하게 박수와 환호를 공급한다.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적정선을 넘지 않는다는 전제 내에서다.

연예인이 넘쳐나고 열매 맺지 못한 말이 범람하는 쇼.오락 프로. 게다가 채널마다 엇비슷한 양상을 보이니 이건 무엇을 위한 경쟁인지 모를 일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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