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비비디 바비디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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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자신의 PGA 투어 70번째 우승컵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애크런 AP=연합뉴스]

타이거 우즈(미국)가 일흔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골프장(파70·7400야드)에서 끝난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다. 3라운드까지 선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 3타 차로 뒤졌던 우즈는 마지막 날 5언더파를 몰아친 끝에 합계 12언더파로 역전 우승했다. 선두를 달리던 해링턴은 4라운드에서 2타를 까먹은 끝에 로버트 앨런비(호주)와 함께 공동 2위(합계 8언더파)를 차지했다.

1996년 PGA 투어에 데뷔한 우즈는 첫해 1승을 시작으로 해마다 꾸준히 우승 수를 늘려왔다. 2000년엔 9승을 거두면서 골프 황제로 등극했고, 2006년엔 8승을 올리면서 독주를 거듭했다. 무릎 수술 이후 복귀한 올해도 우즈는 5승을 거두면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뷰익 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PGA 투어 통산 우승 기록 경신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이제 우즈가 넘어야 할 산은 샘 스니드(미국)의 82승과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73승.

이번 대회 승부는 16번 홀(파5)에서 갈렸다. 우즈와 해링턴은 드라이브샷을 각각 페어웨이 왼쪽과 오른쪽의 러프로 날려보냈는데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우즈는 레이업한 뒤 187야드를 남긴 상태에서 8번 아이언으로 공을 홀 30㎝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반면 해링턴은 네 번째 샷을 그린 앞쪽 워터해저드에 빠뜨린 끝에 트리블 보기로 홀아웃했다. 그걸로 승부는 끝이었다.

우즈와 해링턴이 치열한 맞대결을 펼치면서 경기 시간이 지연되자 경기위원이 스톱워치를 들고 시간을 잰 것도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 해링턴은 특히 16번 홀에서 경기위원이 시간을 재자 서두르는 기색이 역력했고, 그린 주변에서 플롭샷을 구사하려다 공을 반대편 해저드에 빠뜨렸다. 해링턴은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PGA 챔피언십에서 보자”는 말로 섭섭함을 표시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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