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예산낭비 백태]무보직 공무원 봉급 월5천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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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시민들의 혈세가 곳곳에서 새고 있다.

2일 서울시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일 안하고 노는 공무원에게 월급이 지급되는가 하면 구청장들이 멀쩡한 차량을 팔아치우고 고급승용차를 구입하고 시립병원.보건소가 주먹구구식으로 의료기기를 구입해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무노동유임금' =공직사회의 구조조정과정에서 발생한 '하는 일 없이 놀고 먹는 공무원' 이 서울시에만 9월 현재 21명. 시가 2일 한나라당 김옥두 (金玉斗)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이들에게 지급된 9월 한달 월급은 5천6백80여만원이다.

이들중에는 1~3급 6명, 4~5급 11명 등 고위직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은 '구조조정과정에서 발생한 무보직자는 2000년말에 전원 직권면직된다' 는 서울시인사사무처리규칙에 따라 보직을 받지못하더라도 2000년말까지는 가만히 앉아서 월급을 받을 수 있다.

시 인사관계자는 "이들중 14명은 10월중에 명예퇴직을 신청하거나 산하사업소.지방공사로 전직해 현재로선 7명만이 완전 무보직 상태로 남아 있다" 고 밝혔다.

따라서 이들 7명에게 2000년말까지 약 7억여원 가량의 세금이 고스란히 월급으로 나가게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 고급승용차 낭비 = 중.강남.서대문.구로.강서.관악.용산구청장 등 7개 구청장은 멀쩡한 중형승용차를 팔아치우고 고급 그랜저승용차를 구입, 수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시가 국민회의 김충조 (金忠兆) 의원에 밝힌 바에 따르면 서울 25개 구청장중 강남 등 7개 구의 구청장들은 95년부터 지난해까지 차량교체에 필요한 최소 사용기한 (5년이상) 과 주행거리 (12만㎞이상) 를 어기고 탈만한 차량을 팔아버렸다.

강남구의 경우 92년 구입한 콩코드 승용차의 주행거리가 3만2천에 불과했는데도 경매에 넘기고 2천4백만원을 들여 지난해 그랜저승용차를 새로 구입했다.

◇ 시립병원.보건소의 예산 낭비 = 이성재 (李聖宰.국민회의) 의원은 시립 강남병원.시립병원 위탁시설과 일부 보건소가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구입하면서 동일 품목인데도 일반 시중병원보다 높은 가격을 지급하는 이유를 3일 국감에서 집중 추궁키로 했다.

李의원측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 산하 보건소들은 동일기기를 다른 가격에 구입, 생화학자동분석기의 경우 최고 구입가 (1억9백만원) 와 최저 구입가 (4천3백만원) 의 차이가 6천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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