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佛 50대 로비스트,수기서 뒤마 전장관과 정사 폭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정치인의 사생활은 공개하지 않는다' 는 프랑스 사회의 금기가 깨졌다.

그 주역은 모델 출신으로 프랑스 최대 석유화학그룹 엘프 아키텐의 로비스트로 일했던 크리스틴 드비에 종쿠르 (50) 라는 여인. 그녀는 최근 '공화국의 창녀' 라는 저서를 내면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정부에서 외무장관을 지내고 현재 헌법위원회 위원장인 롤랑 뒤마 (76) 와 자신의 성관계를 폭로했다.

프랑스의 대중 주간지 파리마치는 최신호에서 이 책의 일부 내용을 발췌, 소개하고 해변가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포옹하고 있는 장면 등 두 사람의 관계를 보도했다.

이 보도는 그동안 정치인의 사생활, 특히 혼외정사에 대해서는 뒤를 캐지 않는다는 프랑스 언론의 불문율을 깬 것이어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드비에 종쿠르는 정치인과 정부 (情婦).무기거래와 커미션.돈세탁 등으로 얽힌 프랑스판 정경유착사건인 '엘프사건' 의 핵심 인물. 이 여인은 91년 엘프사가 프랑스제 프리깃함 6척을 대만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채용돼 이에 반대하던 당시 외무장관 뒤마에게 접근, 3조원에 이르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그 대가로 엘프로부터 6천6백만프랑 (약 1백50억원) 의 커미션을 챙긴 혐의가 밝혀져 현재 연금상태에 있다.

뒤마도 그녀의 스위스 은행 계좌로부터 8백만프랑을 넘겨받은 것으로 드러나 수사를 받고 있다.

그녀는 책에서 엘프가 평생 연금을 준다는 조건으로 자신을 고용했음을 시인했으나 "경제적 목적을 숨기면서 한 남자와 강렬한 관계를 유지하기는 힘든 일이었다" 며 뒤마에 대한 애정을 털어놨다.

고대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