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병으로 아프리카 대륙 신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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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아프리카가 갖가지 질병으로 신음하고 있다.

에이즈환자는 세계 최다를 기록하면서 확산추세에 있고 최근에는 감염되면 끝없이 잠만 자다 숨지는 수면병 (睡眠病) 이 창궐하는 등 각종 질병들이 아프리카인들을 위협하고 있다.

◇ 수면병 (sleeping sickness) =세계보건기구 (WHO) 는 최근 보고에서 아프리카의 수면병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수면병은 체체파리의 일종인 흡혈성 침파리에 쏘이면서 감염된다.

발열과 발진.종창 등의 증세를 보이다 몸이 몹시 마르고 말기엔 계속 잠만 자다가 죽는 무서운 병으로 악성일 경우 감염 수개월 만에 사망하기도 한다.

종족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은 현재 에이즈보다도 수면병으로 숨지는 사람이 많을 정도. 콩고민주공화국과 앙골라의 경우 많은 지역에서 주민의 5분의1이 수면병에 감염됐으며 이미 감염자의 절반이 숨졌다고 WHO는 보고하고 있다.

수면병은 주로 종족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주변국가들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수면병 확산의 근본원인은 불결한 위생. 전쟁으로 수많은 시체가 방치되고 위생상태가 악화돼 병원균의 중간숙주인 체체파리가 증가, 빈곤으로 쇠약해진 주민들을 죽음으로 이끌고 있다.

◇ 에이즈 = 유엔은 28일 에이즈의 빠른 확산으로 세계 인구증가가 예상보다 느려질 것이라고 보고했다.

유엔이 2년전 예상했던 2050년 세계인구는 94억명. 그러나 아프리카와 개발도상국에서 계속 확산추세에 있는 에이즈로 출산율이 급감, 2050년 인구는 5억명이 줄어든 89억명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프리카 중에서도 사하라 남부지역의 국가들에서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진다.

보츠와나와 짐바브웨의 경우 성인 4명중 1명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으며 인근 국가들도 최소 10명중 1명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

◇ 정신질환 = 아프리카는 최근 빈곤과 내전 등으로 45개국 1억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정신질환에 직면해 있다.

27일 짐바브웨에서 열린 한 회의는 전쟁과 가난으로 피폐해진 아프리카인들의 알콜.담배.약물남용이 늘어나는 등 정신질환이 심각한 지경에 도달했지만 국내외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다고 밝혔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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