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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절름거리지 않아 … 김영춘과 세 차례 대화"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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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호 22면

북한 남포에서 승용차와 버스를 생산하는 평화자동차 박상권(사진) 사장은 7월 8일 김일성 사망 15주년 추모대회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 유일한 남한 인사다. 평양체육관에서 한 시간가량 열린 이 대회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당·군·정의 간부들이 참석했다. 박 사장은 주석단 맞은편의 둘째 열 좌석에 앉아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4일 서울 사무소에서 그를 만났다.

김일성 추모대회 참석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

-북한의 녹화 방송을 보니 전보다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은데.
“김 위원장은 건강에 문제가 없었다. (언론에 보도돼 온 것과 달리) 하나도 절름거리지 않았다. 행사 도중 김영일 총리를 한 차례 불러 얘기했고 바로 옆 좌석의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도 세 차례에 걸쳐 얘기하기도 했다(북한 방송은 이 부분을 내보내지 않았다). 대회가 끝난 다음에는 체육관 안 응접실에서 회의를 주재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20분 동안 나가지 못하고 현관에 서 있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당 부장도 주석단에 앉아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다른 인사들과 악수하는 모습을 봤다.”

-혹시 주석단이나 주변에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김정운이 있었는지.
“보지 못했다.”

-후계 문제와 관련해 그쪽에서 들은 얘기라도 있나.
“남쪽에서 후계 문제에 관심을 갖는 만큼 북쪽도 그 문제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후계자는 있다고 생각한다. 후계 문제 가시화는 천천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

-이번 행사에 참석할 수 있게 된 계기는.
“북쪽과 16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그쪽 사람을 인간적으로 아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생의 황금기를 바친 만큼 어디든지 가 보게 해 달라고 했다. 처음엔 안 됐지만 지금은 국가 연회나 보고대회도 갈 수 있게 됐다. 그런 행사장에서 김 위원장을 여러 번 만날 수 있었다.”

-남북 관계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면.
“우리 정부가 통일을 주도해야 한다. 북한과 미·일의 정상이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놔 주는 것이 통일 문제를 주도할 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8~10월의 북한 아리랑 공연 기간에라도 500~1000명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 제안하고 싶다. 싫고 화가 난다고만 하지 말고 좋은 기회를 포착해 교류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일은 남북 간의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한 이뤄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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