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북핵 포기해야 관계 개선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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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려오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북한에 억류됐던 두 여기자가 풀려나자마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북핵 문제는 별도라는 주장이 미국 정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젊은 기자들을 데려오기 위해 가족을 대표해 갔다”며 “우리는 이것이 인도적 임무임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북한에 관계 개선의 길이 있음을 말해 왔다”며 “더 이상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도발적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냐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클린턴-김정일 회동’이 북핵 해결의 전기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이번 방북의 목적이 아니다”고 답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과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길은 북한이 스스로 참여했던 합의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비핵화 합의를 이행하라는 주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따라 어렵게 형성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이제 큰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 정부는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가 없으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이뤄질 ‘오바마-클린턴’ 면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클린턴은 방북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1시간15분 동안 양자 회동을 한 데 이어 2시간 동안 함께 만찬을 했지만, 현재까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기브스 대변인은 “오바마-클린턴 두 전·현직 대통령이 곧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린턴, 한·일 억류자 석방 요구=클린턴은 북한 측에 한국인 유모씨와 일본인 다구치 야에코 등 다른 억류자들의 석방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CBS방송은 5일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측에 한·일 억류자 석방의 긍정적 영향을 강하게 강조했다”고 전했다. 문태영 외교부 대변인도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측에 억류돼 있는 개성공단 근로자 유모씨와 연안호 선원이 인도적 견지에서 석방돼야 한다는 점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 측의 반응에 대해선 “전해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최상연 특파원, 서울=예영준·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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