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 일본 꺾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홍명보 감독을 선수들이 헹가래 치고 있다. 지난 2월 U-20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명보 감독은 1무 후 6연승을 기록했다. [수원=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

한국과 일본이 격돌했다. 8강전이었지만 결승전보다 중요한 한판이었다. 승자만이 아시아에서 4개국에 주어지는 2009 이집트 U-20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동현 전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유지노·조영철·최정한의 릴레이 골로 3-0 대승을 거뒀다. 두 팀이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3차전에서 다시 만났다. 세계대회 진출이 좌절된 일본은 성인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오카다 감독이 직접 지휘봉을 잡고 복수를 별렀다. 그러나 홍명보(40) 감독 체제로 개편한 지 7개월째를 맞은 한국은 이번에도 더 강했다.

한국이 일본을 2-1로 눌렀다.

한국은 전반 10분 문기한이 미드필드에서 찔러준 공을 페널티박스로 돌진하던 최정한이 빨랫줄 같은 왼발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예상보다 빨리 첫 골이 터졌지만 홍명보 감독의 표정은 오히려 실점을 허용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냉정함을 유지했다.

일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지만 한국의 포백 라인은 완벽한 조직력으로 예봉을 막아냈다. 아기자기한 잔 패스로 전진하는 일본과 달리 빈 공간을 시원하게 찌르는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한 한국은 전반 28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J-리그 니가타에서 뛰고 있는 오른쪽 공격수 조영철은 페널티 박스 오른쪽을 뚫고 완벽한 땅볼 패스를 연결했다. 문전으로 돌진하던 이승렬이 가볍게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8분 가와이에게 만회 골을 허용했지만 승리를 굳게 지켜냈다.

‘제2의 박주영’으로 기대를 모으는 조영철은 이번 대회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이로써 한국은 남아공(2일·4-0승), 이집트(4일·1-0승) 전에 이어 3전 전승을 거두며 수원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월 사령탑에 오른 후 홍명보 감독은 유럽의 강호 체코와 첫 경기에서 2-2로 비긴 후 6연승을 달리고 있다.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로 첫 출전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대표팀 수비의 중핵 구실을 거뜬히 해낸 것처럼, 40대를 시작하며 청소년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후에도 초보답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집트 U-20 월드컵은 다음 달 24일 개막한다. 한국은 독일·미국·카메룬 등 각 대륙의 강호와 같은 조에 속해 있다.

한편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이집트가 종료 직전에 터진 아메드 패씨의 결승골에 힘입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1-0으로 누르고 2승1패로 수원컵 2위를 차지했다.

수원=이해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