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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항이 열렸다 영일만 꿈이 영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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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영일만항에는 천경해운 소속 ‘스카이 프라이드호(962TEU급)’호가 입항했다. 8일 부두 개항을 앞두고 처음 입항한 컨테이너선이다. 최동준 영일신항만㈜ 대표와 권준영 포항지방해양항만청장이 간단한 환영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이상칠(48) 선장에게 화환을 걸어 주었다. 이 선장은 “처음 입항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배는 포항에서 생산된 강판 등 수출품 36TEU를 싣고 4일 중국 다롄으로 떠났다. 항만이 열린 것은 영일만항 기본계획이 수립된 1992년 이후 1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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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항의 정문에는 고속도로 요금소처럼 생긴 7개의 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정문을 통과하자 거대한 컨테이너 장치장(야적장)이 눈에 들어온다. 주차장의 주차면처럼 컨테이너를 놓을 자리가 흰 페인트로 칠해져 있다. 길이 1㎞에 폭은 600m다. 바다를 매립해 만든 야적장에는 3만 5000TEU를 쌓을 수 있다고 한다. 야적장 사이의 트레일러 통행도로는 공항 활주로를 연상케 한다.

항만 부두도 시원하게 뻗어 있다. 길이 1㎞, 수심 12∼15m의 부두에는 3만t짜리 컨테이너선 4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다. 야적장에서는 포스코와 영일만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다를 향해 기다랗게 나온 호미곶도 선명하게 보인다.

컨테이너 전용 부두여서 눈길을 끄는 장비도 많다. 부두에는 빨간색의 거대한 갠트리 크레인 두대가 서 있다. 높이 70m, 좌우 이동거리 96.5m에 무게는 1500t이다. 한 대 가격이 80억원이다. 크레인 아래에는 레일이 깔려 있다. 크레인 기사가 37m 높이의 운전실에서 레일을 따라 움직이며 컨테이너를 배에 싣거나 내리는 작업을 한다.

야적장에는 노란색의 야드 크레인 5대가 움직인다. 갠트리 크레인보다 작지만 높이가 18m에 이른다. 배에서 내린 컨테이너를 야적장에 쌓는 역할을 한다. 컨테이너를 옮기거나 쌓는 야드 트랙터, 리치 스태커, 톱 핸들러 등의 장비 12대도 보유하고 있다. 권세근(46) 장비부장은 “갠트리 크레인을 두 대 더 설치하는 등 장비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일만항은 2005년 8월 착공해 컨테이너 4선석 부두를 만드는 1단계 공사를 마쳤다. 시멘트 등 잡화를 처리하는 11선석은 2015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1조 9365억원이다.

홍권삼 기자

TEU 길이 6m(20피트)에 폭·높이가 각각 2.4m인 컨테이너 한 개를 말한다. Twenty-foot equivalent units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컨테이너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규격이다. 이밖에 길이 40피트, 45피트짜리도 사용된다. 부피가 크고 비싼 수출입 물품을 운반하는 용기다. 1000TEU급 컨테이너선은 20피트짜리 1000개를 실을 수 있는 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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