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종금.증권사 돈풍년…은행예금은 썰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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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금리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자 시중 여유자금이 투자신탁.종합금융.증권사 등 제2금융권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은행에 비해선 다소 높은 금리탓도 있지만 그보다 현 금리수준이 단기적 바닥권이란 인식에서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상품의 만기가 짧은 제2금융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행조차 금리 급락으로 자금을 운용할 곳이 없어지자 투신사.종금사 등의 단기상품에 자금을 운용, 돈이 금융권내에서 돌며 제2금융권 수신고를 부풀리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투신사 공사채형 수익증권 수신은 10월들어 16일까지만 무려 19조7천79억원 늘었다.

특히 16일 현재 투신사 공사채형 수익증권 수탁고 1백68조2천8백53억원의 40%에 달하는 65조원은 지난 7월 이후 3개월여만에 들어온 돈이다.

연초 16개 종금사의 퇴출로 수신이 크게 줄었던 종금사에도 최근 들어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종금사 자발어음 수신고는 지난 7월 한달동안 2조4천4백75억원이 늘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으나 이달 들어선 16일까지만 해도 무려 6조2천1백84억원이 들어와 기록을 가볍게 경신했다.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던 증권사 고객예탁금도 이달들어 지난 16일까지 외국인이 2백55억원을 빼갔음에도 불구하고 5천7백85억원이나 늘었다.

이에 비해 은행권 수신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요구불 예금이 14일까지 2조9천6백44억원 줄었고 양도성예금증서 발행도 5천9백38억원이나 감소했다.

그나마 정기예금 등 저축성 예금이 4조9천3백88억원 늘었으나 이는 지난 8, 9월의 70% 수준에도 못미치는 실적이다.

은행 신탁계정에서도 금전신탁 수신고가 14일까지 1조9천5백50억원 감소, 급격히 줄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투신.종금사 상품이 은행 상품에 비해 금리는 1~2%포인트 높으면서 만기는 훨씬 짧아 돈이 몰리고 있다" 며 "제2금융권으로 돈이 몰릴수록 콜금리나 회사채 유통수익률 등 시중 실세금리 하락 속도는 빨라지겠지만 은행 대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분석했다.

정경민.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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