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로켓맨 "아들 응원한 게 죄인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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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스포츠에서 부정행위는 퇴장 사유다.'부정(不正)'은 물론이고, '부정(父情)'도 때론 그렇다.

3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통산 322승에 빛나는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41.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아들의 리틀야구경기를 관람하다 '바짓바람'을 일으킨 혐의(?)로 퇴장당했다.

클레멘스는 지난달 31일 아들 케이시가 소속한 텍사스 카우보이와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의 경기를 보기 위해 콜로라도 크레이그에 갔다.

문제가 터진 것은 케이시의 2루 도루 때. 상대팀 2루수가 태그를 하지 못했지만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카우보이 선수 가족들이 앉아 있던 스탠드에서 야유가 터져나왔고, 주심이 갑자기 클레멘스를 가리키며 퇴장을 선언했다. 클레멘스가 해바라기씨를 자신에게 뱉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다른 학부모들에 따르면 클레멘스는 씨를 뱉기는커녕 소리도 지르지 않았다.

클레멘스는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 선수다웠다. 그는 조용히 경기장을 나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주차장에서 기다렸다. 이런 모습을 본 베이커스필드 2루수의 아버지는 "내 아들은 태그를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20대 심판의 부당한 지시를 순순히 따른 클레멘스는 신사다웠다"고 칭찬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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